경제지표 하락 … 증시 폭락

신흥국 휘청, 한국도 위험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 올해 세계 경제를 주도할 것으로 지목된 미국의 경제가 삐걱거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예상치보다 모두 하회하자 증시는 폭락했고 이 여파로 신흥국 및 아시아 국가들의 금융시장도 휘청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26포인트(2.1%) 하락한 15373으로 2014년 들어 7번째 세 자리 수 하락을 보였다.

S&P500 지수는 41포인트(2.35%) 하락해 1742로 나타났으며 올해 들어 5.8% 하락했다.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는 107포인트(2.6%) 하락한 3997로 12월 이후 처음으로 4000 이하를 기록했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최근 발표한 제조업지수는 51.3으로 전달보다 5.2포인트 급감했다.

지수가 50 이상으로 여전히 제조 활동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5월 이후 최저치다.

이처럼 지난해 말에 예상했던 것 보다 부진한 경제 지표들이 속속 나오면서 시장은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크게 요동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시적 요인에 의한 위축이 아니라 장기적 추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거듭된 지표 하락으로 미국의 경제 성장 둔화를 알리는 경보음이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제조업 부진이 올해 미국 경제에 장기적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미국경제가 장기정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최근 개최된 미국경제학회에서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 1938년 알빈 한센이 주창했던 미국경제 장기정체론을 제기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정책대안으로 확대재정정책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센의 장기정체론은 신규투자가 경제발전의 주된 원천으로 투자 증가에 따라 총수요나 고용도 증가하지만 완전고용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고 경제가 정체되면서 만성적인 실업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서머스 교수는 지난해 11월 장기정체론을 처음으로 언급했으며 지난 2000년 정보기술 산업의 버블붕괴 이후 미국경제의 성장률 둔화가 고착화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을 공격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제금융센터는 “올해 미국경제는 연준(Fed)의 양적완화축소 속도조절, 재정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완화, 가계자산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순항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물경제의 장기정체 국면 진입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기간산업 확충에 초점을 맞춘 중장기 재정지출계획 수립, 장기적인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를 초래하는 구조적인 요인들에 대한 정책대응 등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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