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건전성 악화 속 공격적 광고마케팅

판관비 전년比 65억↑, 목표유증은 축소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SBI저축은행(옛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자산건전성도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 붓고 있다.

최근 SBI저축은행은 대표상품 ‘바빌론’을 내세우며 케이블TV, 온라인, 버스 등을 통해 대대적인 광고를 진행 중이다. 또 올해는 옥외 간판, 야구장 등을 통한 광고 전략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에는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과 연계한 광고마케팅으로 효과를 톡톡히 보기도 했다.

이러한 광고에는 적게는 몇 천만원, 많게는 몇 억원이 소요된다.

실제 SBI저축은행의 손익현황을 살펴보면 판매비 및 관리비(이하 판관비)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FY2013 상반기(2013년 7월~2013년 12월 말) 판관비는 195억원으로 FY2012 상반기(2012년 7월~2012년 12월 말) 173억원보다 22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SBI2·3·4저축은행도 각각 1억원, 16억원, 26억원의 자금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업계는 저축은행 전체의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적자 탈피는 물론 자산건전성 개선도 이뤄내지 못한 SBI저축은행이 광고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FY2013 상반기에 1372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SBI2저축은행은 9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SBI3저축은행(219억원)과 SBI4저축은행(162억원)의 당기순손실까지 더하면 반기 적자 규모는 총 2683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SBI저축은행은 기존에 목표로 잡았던 유상증자 금액도 채우지 못했다.

앞서 모그룹 SBI홀딩스는 SBI저축은행에 3260억원, SBI2저축은행에 1428억원을 각각 증자하겠다고 지난 달 공시했다.

금융위원회의 경영개선명령 조치에 따라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6% 이상으로 맞추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달 중순 SBI홀딩스는 1200억원 가량이 줄어든 3400억원을 유상증자하겠다고 번복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도이치뱅크와의 투자협의 문제로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주주의 자금수혈 능력까지 위태로워진 상황에서, SBI저축은행이 막대한 광고비를 감당해낼 수 있을지 걱정스러운 모습이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업계에선 SBI저축은행이 광고를 가장 적극적으로 하는 곳이지만 최근의 모습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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