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대형 은행과 달리 IB부문 확대

수익성 및 자본건전성 저해 우려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Deutsche Bank)가 IB부문을 확대하고자 자본 확충에 나선다. 하지만 IB부문을 축소하는 여타 글로벌 은행들의 행보와는 달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달 신주 발행을 통해 80억유로 규모의 자기자본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3억60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해 카타르 왕족이 운영하는 파라마운트서비스홀딩스에 17억5000만유로, 기존 주주들에게 62억5000만유로를 매각할 예정이다.

도이체방크의 새로운 주주가 되는 카타르 왕가는 바클레이스(Barclays), 크레딧스위스(Credit Suisse),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중국농업은행 등 글로벌 은행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온 큰 손이다.

앞서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4월에도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30억유로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본을 확충한 바 있다.

도이체방크가 자본 확충 결심을 하게 된 건 올해 11월까지 실시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스트레스 테스트, 자산건전성 검토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또한 자본건전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을 불식시키고 채권 트레이딩을 비롯한 IB(투자은행)부문을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의중도 담겨 있다.

올해 1분기 말 도이체방크의 기본자기자본비율은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12월 말 대비 0.2% 포인트 하락한 9.5%를 기록했다.

이는 크레딧스위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등 기본자기자본비율이 16%에 육박하는 대형 금융사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향후 도이체방크는 신주 발행을 통한 자기자본 확충으로 기본자기자본비율을 11.8%까지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일부에서는 도이체방크의 이러한 전략이 IB부문을 축소하고 자산관리를 강화하려는 글로벌 은행들과 달라 우려스럽다고 지적한다.

특히 자본 확충을 통한 채권 트레이딩 부문 확대는 수익성과 자본건전성까지 저해할 여지가 다분하다.

전문가들은 위험가중자산 증가로 도이체방크의 기본자기자본비율이 10% 초반으로 하락하는 등 자본규제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오는 2015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5%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국내 금융회사들은 글로벌 은행과 달리 IB부문을 통한 수익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금융회사들의 경우 국내외 금융환경을 고려한 충분한 위험관리를 기반으로 IB부문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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