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최종승인 … 자산운용 다양화 기대

“시장 과포화로 뿌리내리기 어렵다” 전망도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삼성화재가 퇴직연금신탁업 시장에 진출한다.

자산운용 확대를 통한 퇴직연금 경쟁력 강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시장 과포화로 무의미한 진출이라는 전망도 공존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손보사 중 최초로 삼성화재의 신탁업(금전신탁) 인가를 최종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는 퇴직연금 신탁업 진출을 위해 지난해 6월부터 관련 인가 준비를 시작했으며 지난 2월에 변경예비인가를 냈다. 이후 6월에 변경인가를 신청하고 최종 승인을 기다려왔다.

기존 손보사의 퇴직연금은 자기 회사의 펀드와 보험만 판매할 수 있는 보험계약만이 허용돼 자산운용의 제약이 있었다.

더군다나 보험계약은 자산운용을 잘못해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에게 제시했던 예정이율을 그대로 보존해줘야 하는 부담이 있어 손보사들이 쉽게 퇴직연금을 확대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 지난 3월 기준 퇴직연금 사업자별 자산관리 점유율을 살펴보면 은행(15곳) 56.1%, 생보사(14곳) 24.7%, 증권(13곳) 10.9%, 손보사(6곳) 7.8%로 손보사가 금융권 꼴찌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승인으로 삼성화재의 신탁계약 영업이 가능해짐에 따라 손보사들은 퇴직연금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됐다.

우선 신탁계약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을 증권이나 은행 등에 위탁해 운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자산운용의 다양화를 통한 수익률 제고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또한 신탁계약은 자산을 운용해서 나온 수익을 고객에게 배분하고 수익이 나지 않으면 배분하지 않아도 돼 보험계약보다 운용 부담이 적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어려운 과정을 거쳐 결국 퇴직연금신탁 승인을 따냈다”라며 “퇴직연금 시장의 약자인 손보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화재의 퇴직연금신탁업 진출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퇴직연금 시장이 워낙 과포화돼 있기 때문에 신탁업에 진출한다 하더라도 외연확대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기존 사업자가 사업을 접거나 축소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 퇴직연금 시장이다.

은행권에서는 씨티은행과 SC은행은 경쟁을 견디다 못해 지난해 퇴직연금 사업을 중단했으며 NH농협증권과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등은 신규계약을 받지 않고 있다. 흥국생명의 경우 퇴직연금신탁업 승인을 받았지만 사업을 시작조차 못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퇴직연금 신규계약은 거의 건수가 없어 기존 고객을 빼앗아 오는 ‘제살 깎기’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삼성화재가 기존의 은행 및 생보사 등 다른 업권의 아성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을 것이며 이번 삼성화재의 신탁업 진출이 다른 손보사로 이어질 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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