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 규제 완화 … 주식시장 자금 유입↑

<대한금융신문=서병곤 기자>정부의 퇴직연금 활성화 대책에 증권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위험자산 보유한도 완화로 퇴직연금 적립금이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퇴직연금 사업에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7일 정부가 발표한 퇴직연금 활성화 대책안의 주요 내용은 △퇴직연금의 단계적 가입 의무화 △퇴직연금 적립금의 자산운용 규제 완화 △개별 기업이 기금 운용상의 결정권을 갖는 퇴직연금 펀드 허용 △확정기여(DC)형·IRP(개인퇴직연금 계좌)의 예금자 보호 한도 적용 등이다.

이중 증권사들이 가장 반기고 있는 것은 퇴직연금 적립금의 자산운용 규제 완화다.

기존에는 DC형의 주식, 채권 등 위험자산 보유한도가 40%로 제한 됐지만 이번 대책안으로 확정급여(DB)형과 마찬가지로 70%로 상향됐다.

또한 주식, 채권 등 개별 위험자산별 보유한도도 폐지해 탄력적인 자산운용이 가능하게 됐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그동안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증시가 상승해도 위험자산 보유한도 제한으로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대책으로 주식 투자 비중이 확대되는 만큼 증시에 유입되는 퇴직연금 자금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주식거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업계엔 단비와도 같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3월 기준 총 87조5000억원의 퇴직연금 자산 가운데 단기적으로 약 10조원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정부의 퇴직연금 활성화 대책은 금융권 간 시장 선점 경쟁에서 증권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험자산 보유한도가 완화되면서 주로 예·적금 등 안정성 자산을 통해 퇴직연금을 운용해온 은행, 보험사보다 공격적으로 주식 등 다양한 상품 운용이 가능한 증권사들의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가 퇴직연금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직후 증권주들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27일 교보증권은 전일대비 14.49% 오른 1만2250원에 장을 마쳤으며 SK증권, HMC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도 6~10%의 오름세를 보였다.

유진투자증권 서보익 연구원은 “계속되는 규제완화 정책이 증권업의 환경 변화와 더불어 주식투자의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번 퇴직연금 활성화 방안은 퇴직연금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가 높은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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