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문혜정 기자> 최근 애플,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지문인식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바이오인식 기술에 대한 관심은 스마트폰 제조분야뿐만 아니라 개인정보유출 등 금융사고가 급증함에 따라 차세대 본인인증 수단으로 금융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본지는 각국 금융서비스 시장에서 바이오인식 기술의 적용현황을 살펴보고 새로운 인증수단으로서의 활용방안 및 바이오인식 기술이 향후 금융서비스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집중 분석하는 시간을 가진다.

◆지문인식 넘어 정맥인식 이용한 ATM 등장
바이오인식은 사람의 신체적, 행동적 특징을 자동화된 장치로 추출해 개인을 식별하거나 인증하는 기술로 생체인식이라고도 불린다.

바이오인식 기술이 금융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비밀번호나 보안카드 등 전통적인 본인인증 수단과 비교해 비대면 전자금융거래에서 강력한 본인인증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바이오인식 기술은 전세계 약 121개국의 은행에서 ATM, 창구거래, 인터넷뱅킹, 텔레뱅킹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에 사용되고 있다. 대륙별로는 아시아 지역 은행이 전체의 52%로 바이오인식 기술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세계 금융서비스에 적용된 바이오인식 기술 중 절반에 가까운 약 48%가 ‘지문인식’ 기술이며 손가락 정맥, 음성, 손바닥 정맥 등이 1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다양한 바이오인식 기술 중에 지문인식이 주로 사용되는 이유는 현재로서는 지문인식이 다른 기술에 비해 사용자 친숙도나 기술 성숙도, 비용측면에서 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금융서비스 중에서 바이오인식 기술 적용 비율이 가장 높은 분야는 단연 ATM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2000년대 초 우리은행이 처음으로 ATM에 지문인식 기술을 내장해 고객이 지문을 등록하면 통장이나 카드가 없어도 지문과 비밀번호만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몇몇 금융기관에서 지문인식 신용카드, 안면인식 ATM 기술을 도입하거나 도입을 검토했지만 이용 가능한 단말기가 제한되고 바이오인식 기술의 부정확성, 저조한 고객 이용률 등 현실적인 문제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바이오인식 기술 적용은 시기상조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10여년이 흐른 후 기술의 변화와 함께 최근에는 지문인식 대신 정맥인식을 활용한 ATM이 등장하고 있다.

정맥인식은 지문인식에 비해 정확성이 뛰어나고 개인의 신체 내부에 존재해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또 비접촉 방식으로 단말기의 위생 관리와 소비자의 사용 거부감을 줄이는데도 효과적이다.

현재 정맥인식이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는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손바닥 정맥인식을 기반으로 한 ATM 약 8만대를 운영 중이며 폴란드는 1730여개의 ATM에 손가락 정맥인식 단말기를 탑재했다. 터키에도 손가락 정맥 인식기가 탑재된 ATM이 보급돼 있다.

◆스마트폰, 바이오인식 서비스 차별화로 시장공략
모바일 결제서비스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바이오인식 기술은 지문인식이다. 지문인식은 주로 스마트폰에 저장된 기존 비밀번호를 대체하는 역할로 사용된다.

모바일 결제시장은 애플을 시작으로 구글, 페이팔, 비자, 알리페이, 까르푸 등 초대형 글로벌 기업들이 모바일 결제서비스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은 카메라, 마이크, 지문센서, 중력센서, 터치패드 등 다양한 종류의 바이오인식 단말기를 탑재하고 있어 바이오인식의 서비스 차별화를 꾀하는 기업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애플, 삼성전자, 팬택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자체적으로 또는 전자금융업자와 협력해 지문인식 기반의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출시했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5S에 ‘터치ID’라는 지문인식 기술을 탑재하고 아이튠즈 앱스토어에서 앱을 구매하거나 다운받을 때 지문인식으로 비밀번호 입력을 대체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 2월 자사의 스마트폰 갤럭시S5에 지문인식 기술을 탑재하면서 국내에서는 삼성월렛, 해외에서는 페이팔과 연동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통신과금서비스 제공업자인 다날은 지문인식 기반 모바일 결제 솔루션인 ‘BioMe’를 공개했다. 이 솔루션은 스마트폰 전용앱을 통해 결제정보, 휴대폰번호, 바이오정보를 스마트폰의 보안영역에 미리 등록하고 웹이나 앱에서 바이오인식을 통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온라인결제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POS시스템과 연동해 사용이 가능하다.

관련 업계 전문가는 “모바일 결제서비스의 바이오인식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로 주로 지문인식을 적용하고 있지만 향후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스마트폰에 탑재된 홍채나 음성인식 등 다양한 바이오 정보를 적용한 모바일 결제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라며 “바이오인식 기술이 사용자 편의성과 서비스 안전성을 높이고 금융기관에 신사업 창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바이오인식 기반의 금융 생태계 조성과 더불어 금융기관 간 상호 서비스 공유 또한 반드시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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