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투자·현대證 中기업에 매각 가능성↑

증시 자금유입 긍정적 … 자본잠식 우려도

<대한금융신문=서병곤 기자>중국 기업이 국내 증권사 M&A(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인수로 중국계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 확대, 중화권 시장 교두보 확보 등의 긍정적인 시너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국내 증권업이 자칫 중국 자본에 잠식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리딩투자증권은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룽밍철강과 지난달부터 회사 매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룽밍철강이 300~3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리딩투자증권은 유일프라이빗에쿼티(PE)투자와 홍콩계 SC로위 컨소시엄과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지난 7월 무산됐다.

철강, 제약, 캐피탈, 부동산, 보험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중국 푸싱그룹도 현대증권 인수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뒤늦게 입찰 참여에 나선 푸싱은 현재 일본의 금융그룹 오릭스, 국내 PEF 파인스트리트와 함께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앞서 푸싱그룹은 LIG손보와 KDB생명 인수전에도 참여했으며 우리은행 인수에도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올 상반기 대만 유안타증권에 인수된 동양증권은 지난 1일 ‘유안타증권’으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중국계 증권사 1호’가 됐다.

이처럼 중국 기업이 국내 증권사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뛰어난 인재풀 대비 상대적으로 인수가격이 싸다는 점과 한국 시장 진출로 범중화권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시장 측면에서 봤을 때 중국 기업의 국내 증권사 인수는 중국계 자금 유입 확대로 국내 증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고 매각되는 증권사로선 중화권 시장 공략이 수월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실제로 유안타증권(구 동양증권)은 범중화권 특화상품 도입과 함께 중국·대만 기업 IPO, 인수합병 활성화 등 중화권 투자자본 유치를 핵심 경영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대만과 홍콩, 중국 등에 구축된 탄탄한 네트워크를 경쟁력으로 조만간 시행 예정인 ‘후강통(홍콩·상하이 증권거래소 교차매매)’ 공략에 국내 증권사보다 우위를 점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토종 증권사들이 하나 둘씩 중국 기업에 넘어갈 경우 국내 증권업계가 중국 자본에 잠식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매물로 나온 증권사 대부분이 국내에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보니 풍부한 유동성을 가진 중국 기업과 접촉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들 증권사가 중국 자본에 넘어간다면 2금융권처럼 증권업계도 외국계 자본 잠식이 현실화 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막강한 네트워크와 자금력을 갖춘 중국계 증권사와 경쟁해야 하는 토종 증권사들로선 그동안 국내에서 쌓아온 수익 기반을 위협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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