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규모 등 올해 뉴욕이 조금 앞서

런던, 위안화 경쟁력 키우며 턱밑 추격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 영국과 미국의 금융을 상징하는 두 도시, 런던과 뉴욕이 세계 최고 금융중심지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중이다.

촤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5년 후 어느 도시가 세계 최고 금융중심지가 될까’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뉴욕에 45%, 런던이 41%를 기록하면서 뉴욕이 런던을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과 뉴욕 둘 다 비등한 금융경쟁력을 보이는 도시들이지만 최근 세계 금융위기에 발생했던 부채를 청산하면서 뉴욕이 조금 앞서고 있는 모습이다.

각 시장조사기관의 조사결과도 뉴욕이 앞서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우선 딜로직(Dealogic)은 뉴욕의 양대 주식시장인 뉴욕증권 거래서(NYSE)와 나스닥(Nasdaq)은 올해 들어서만 중국의 알리바바(Alibaba)를 포함한 기업공개(IPO)를 통해 770억달러를 모집했지만 런던은 250억달러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산정보업체인 웰스X(Wealth-X)와 UBS가 공동으로 조사ㆍ발표한 억만장자 센서스에 따르면 뉴욕에서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를 포함해 103명의 억망장자가 거주하거나 런던에는 웨스트민스터 공작을 포함한 72명에 그쳤다.

구체적으로는 모스크바 85명, 홍콩 82명, 베이징 37명, 상파울로 36명, 이스탄불 35명, 두바이 34명, 파리 33명, 싱가포르 32명 순이었다.

게다가 금융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는 인원도 뉴욕이 44만명인데 비해 런던은 36만명 밖에 되지 않았고 금융부분의 평균 보너스의 경우 16만4500달러인 뉴욕이 9만6500달러인 런던을 월등히 앞섰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크리스천 메이스너(Christian Meissner)는 “궁극적 금융중심지는 뉴욕”이라며 “달러와 미연준(Fed) 미국 자본시장과 경제를 세계중심으로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런던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런던은 통화와 파생상품 거래에 강점이 있으며 런던을 위안화 국제거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지난 3월 아시아 외 위안화 청산결제기관을 설립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런던의 통화거래는 2013년 기준으로 전세계 통화거래량의 41%를 차지하면서 뉴욕의 19%를 앞서고 있으며 금리 파생상품 거래량 역시 런던이 전체의 49%를 차지해 뉴욕 23%를 앞서고 있다.

또한 프라이스워더하우스쿠퍼스(PwC)의 케빈 버로우즈(Kevin Burrowes) 컨설턴트는 “영국은 뉴욕보다 동쪽에 위치해 평일에 동서양 모두와 거래가 가능하다는 이점을 갖고 있어 최대 외환거래 시장의 위상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두 도시가 지닌 취약점도 존재한다.

뉴욕은 글러벌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금융규제, 과도한 벌금체계, 제한적 이민규제 등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고, 런던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능성 열악한 공항 인프라시설 등이 세계 최고 금융중심가 타이틀을 차지하는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금융중심지를 노리는 아시아국가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맥킨지는 ‘법률과 규제환경에 따라 금융중심지가 이동할 수 있으며, 뉴욕과 런던은 금융중심지로서 아시아의 부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키도 했다.

실제 2014년 하반기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평가에서 서울을 포함한 아시아 4개 도시가 세계 금융중심지 상위권에 포진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뉴욕ㆍ런던 등 전통의 금융중심지와 여타 상위 10개 도시간 격차는 점차 축소되는 추세”라며 “따라서 우리나라도 금융중심지 발전방안 마련 등을 통해 세계 금융중심지 도약을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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