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과 예금금리 격차 0.1%p 뿐

새희망홀씨로 저신용 고객까지 흡수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저축은행의 우량고객은 물론 저신용자·소상공인 고객까지 시중은행으로 이탈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금리 경쟁력의 부재, 은행 위주의 정책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최근 5년 만에 분기기준 흑자를 기록한 저축은행 업계.

하지만 업계는 금리, 영업망, 정부 정책 등으로 인해 올해에도 우량고객의 ‘시중은행 갈아타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과 예금금리 차이가 미미하고 시중은행이 서민금융상품을 통해 저신용자와 소상공인의 금융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저축은행에 ‘관계형 금융’을 외치는 금융당국도 현실적으로는 은행 위주의 정책을 꾸려주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0.1% 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중 시중은행의 신규취급액기준 가중평균금리는 연 2.16%로 전월대비 0.06% 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76%로 지난달보다 0.03% 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8월부터 완화된 주택담보대출 LTV·DTI 규제도 우량고객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규제 개선 시행 전 339조3000억원이었던 은행권 취급액은 시행 22일 만에 343조2000억원으로 10조원 가량 늘어난 반면 비은행권의 주담대 취급액은 같은 기간 87조3000억원에서 87조4000억원으로 단 1000억원 늘었다.

게다가 시중은행이 저신용자의 금융 수요까지 흡수하면서 저축은행에는 더욱 낮은 신용등급의 고객 비중만 늘고 있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이용고객 중 76%는 6~9등급의 저신용자이며 대부업체 신용대출 이용고객의 63%는 신용등급 5~8등급이다. 이를 감안하면 저축은행의 저신용자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정책자금을 통한 서민금융상품 판매 확대도 저신용자 고객이 이탈하는 하나의 이유다.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새희망홀씨’ 의 평균대출금리는 수신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새희망홀씨의 대출 평균금리는 2012년 말 9.94%에서 2013년 말 9.60%, 2014년 6월 8.58%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은행의 서민금융 지원활동 평가 시 저신용·저소득자 등에 대한 지원 평가 비중을 확대하며 시중은행들의 서민금융 확대를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 역시 정부 정책에 발맞춰 서민금융을 강화하는 추세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서민금융창구 및 서민전담센터를 열고 서민금융 전담 영업점 및 창구를 기존 64개에서 총 116개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서민금융과 중소기업 지원의 일환으로 금융서비스 취약 지역 근로자 및 서민고객의 편리한 은행거래를 위해 이동점포를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도 전문상담사를 활용해 서민대출, 가계부채, 고금리대출 전환, 채무조정, 불법사금융 피해 상담 등 서민금융의 전반적인 고충 해결을 담당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정책자금을 통해 서민금융을 강화하면서 저축은행의 우량고객은 물론 저신용자까지 이탈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올해 업무계획의 하나로 잡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저축은행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영업점이 적은 저축은행에겐 인터넷전문은행이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시스템 구축 등 설립 초기 비용이 발생하고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참여할 저축은행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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