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연평균 74% 성장률 보이며 미국과 어깨 나란히

 
벤처기업 발굴 등 정부 핀테크 육성 정책이 성장주도

<대한금융신문=서병곤 기자>글로벌 핀테크(Fintech) 시장에서 영국이 무서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국 정부의 핀테크 산업 육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노력이 미국과 함께 전세계 핀테크 시장을 주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KB금융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까지는 미국이 전세계 시장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최근 들어 영국으로 한 유럽 국가들이 빠른 성장세를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영국의 경우 2008년 핀테크 사업의 누적 연평균 성장률이 74% 수준으로 미국 실리콘밸리(13%)와 전세계 평균(27%)을 크게 앞서고 있다.

영국(아일랜드 포함)의 핀테크 투자규모도 전체 유럽 지역 투자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13년 기준 영국의 핀테크 시장규모는 200억 파운드(약 32조9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부문별로는 지급결제가 전체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온라인보다는 대형사 위주의 오프라인 인프라스트럭처에 기반한 지급결제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개인고객과 기업고객의 금융정보나 시장의 거래정보를 수집 및 분석해 제공하는 사업모델인 데이터·분석 부문과 금융기관의 위험관리, 지급결제·회계 등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솔루션 부문이 각각 2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P2P대출, 트레이딩, 자산관리, 정보제공 등으로 구분되는 플랫폼 부문은 규모가 작지만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영국이 전세계 핀테크 시장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정부의 핀테크 육성 정책 덕분이다.

현재 영국 정부는 핀테크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이에 대한 규제완화, 자금지원 등 핀테크 기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기술 클러스터인 테크시티(Tech City)를 중심으로 한 벤처창업 활성화를 꼽을 수 있다.

이는 영국이 전세계 핀테크 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테크시티는 런던 중심지에 위치한 기술 창업 클러스터로 현재 5000개 이상의 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영국 정부는 테크시크를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경쟁할 수 있는 클러스터로 육성할 목표를 갖고 페이스북, 구글, 맥킨지 등 전세계 유수의 IT, 컨설팅 회사들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해 왔다.

또한 런던왕립대학과 런던시립 등 런던 소재 다수의 대학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등 영국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테크시크는 불과 몇 년 만에 실리콘밸리와 뉴욕에 이어 전세계 3위의 기술 창업클러스터로 도약하게 됐다.

현재 테크시티는 퓨쳐 피프티(Future Fifty), IOT 런치패드, 디지털 비즈니스 아카데미(Digital Business Academy)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핀테크, 사물인터넷 등을 포함한 미래 신성장 기술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퓨쳐 피프티 프로그램의 경우 미래성장 가능성이 높은 50개의 핵심 기업을 매년 선정해 투자유치, 사업확장, 인수합병, 상장 등 출구전략에 대해 정부가 집중 지원하는 제도로 중앙정부 및 공공부문 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에서도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국 정부는 테크시티의 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금융산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레벨39(Level39)라는 유럽 최대의 핀테크 클러스터를 별도로 조성했다.

런던 금융 중심지인 카나리 워프(Canary Wharf)에 위치한 레벨39는 유망한 핀테크 기업들이 안정적인 성장단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자금조달, 경영자문 등의 역할을 하며 영국의 핀테크 산업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KB경영연구소 김동우 책임연구원은 “영국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정책의 결과로 온라인과 모바일 지급결제, P2P대출, 국제송금 서비스 등이 영국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기존의 전통적인 은행권 금융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핀테크 산업은 IT와 금융산업의 융복합적인 성격을 지니고 만큼 우리나라도 영국처럼 기술 창업기업 육성, 첨단 IT기술의 적용 등 산업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