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인도네시아 국채 등 대거 매입

   
 

<대한금융신문=서병곤 기자>유로화 가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로화를 빌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 투자하는 유로 캐리트레이드가 부상하고 있다.

참고로 캐리트레이드(Carry Trade)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국가 통화로 자금을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거래를 말한다.

최근 워런 버핏(Warren Buffett)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는 사상 처음으로 유로화를 채권을 발행해 30억 달러 상당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중국전력망공사(22억5000만 유로)와 중국건설은행(5억 유로) 등 중국기업들도 유로화 약세를 활용해 유로화 표시 회사채를 잇달아 발행했다.

특히 이튼 밴스 매니저먼트(Eaton Vance Management)의 애릭 스타인(Eric Stein) 글로벌 인컴(income) 부문 공동책임자는 유로화를 차입해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국채를 대거 매입했다.

그동안 캐리트레이드의 차입통화로는 일보 엔화와 미 달러화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에릭 스타인이 유로화 차입을 통해 인도 루피화 등 신흥국에 투자하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처럼 유로 캐리트레이드의 투자대상으로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선호하는 것은 새로운 지도자 선출 이후 정치적 안정성을 기반으로 건실한 경제성장이 기대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실제로 최근 UBS 크로스에섹 카난 가네시(Kiran Ganesh) 전략파트장은 인도에 대해 "경제 성장률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긍정적일뿐만 아니라 향후 성장잠재력도 매우 높은 국가기 때문에 캐리트레이드의 투자대상국가로 훌륭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년간 인도 루피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 다른 신흥국 통화보다 미 달러화 대비 평가절하 폭이 가장 작았던 점도 이들 국가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한편 일각에서는 유로 캐리트레이드가 확산되면 대규모 자금유입으로 신흥국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처를 찾아 떠날 경우 캐리자금이 급속도로 빠져나가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채권운용 전문가는 "아시아 신흥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로 캐리자금이 유입되더라도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다"며 "특히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유로존 경기가 회복될 경우 유로 캐리자금이 빠르게 이탈해 신흥국 금융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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