줏대 없는 코스피 전망 … 신뢰성도↓

<대한금융신문=서병곤 기자>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지수 급등락에 따라 코스피 전망치를 재조정하는 등 줏대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1900선대를 유지해온 코스피 지수는 지난 1월 6일 기업 실적부진 전망과 유가 하락, 그리스 불안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해 1882.45로 급락했다.

통상적으로 연초에는 상승장이 연출되는 ‘1월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지수가 1800선대로 주저앉으면서 당시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일부 리서치센터들은 코스피 상승 반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며 지난해 11월께 내놓았던 2015년 코스피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조정했다.

지난 1월 7일 신한금융투자는 연간 코스피 예상치를 기존 1870~2260에서 1810~2200으로, 하나대투증권은 1880~2200에서 1830~2150으로 낮췄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코스피 하단을 기존 1910에서 1850으로 하향조정했다.

그밖에 상당수의 증권사들이 추가 코스피 전망치 하향조정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우려와 달리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한국은행의 금리인하(2.0%→1.75%)를 기점으로 유동성 랠리가 이어지면서 지난 14일 21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 지수가 2100선을 넘어선 건 지난 2011년 이후 4년 만이다.

이러한 코스피 급등세에 지수가 연내에 사상 최고점을 찍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까지 나오면서 기존보다 코스피 전망치를 올려 잡은 증권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앞서 코스피 상단 전망치로 2150을 제시한 교보증권은 최근 2250으로 재조정했으며 지난 1월 연간 코스피 전망치를 하향조정한 하나대투증권은 다시 2200을 상단으로 잡았다.

대우증권의 경우 기존에 내세운 상단 전망치(2050)보다 코스피 지수가 더 급등해 현재 전망치 재조정 작업 중에 있으며 유진투자증권(2100), IBK투자증권(2150), 현대증권(2150) 등 역시 전망치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수 급등락에 따라 코스피 전망치가 재조정되는 모습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그만큼 리서치센터들이 근시안적인 시각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다시 말해 리서치센터들이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당시 처해진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리서치센터들이 지수 급등락에 오락가락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들에 대한 신뢰성 역시 떨어진다”면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대다수 리서치센터들은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장세가 펼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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