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수수료율, 위탁매매 수익개선 걸림돌

인원감축 등의 판관비 감소분으로 상쇄

<대한금융신문-서병곤 기자>지난해 업황부진으로 증권사들이 대대적으로 전개한 구조조정이 올해 실적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폭발적인 주식거래대금 급증에도 불구하고 낮은 주식거래수수료율로 인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개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인원감축 등에 따른 판관비 감소가 이를 대신 메워준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6조원대에 머물던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2월 7조원대로 올라섰으며 이달 들어서는 10조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4년 전의 일평균 거래대금을 회복한 것이다.

이 같은 거래대금 급증을 놓고 보면 표면적으론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익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이지만 낮아질 대로 낮아진 주식거래수수료율을 고려하면 위탁매매에서 예전만큼의 실적호조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주식거래수수료율은 2000년대 중반 0.15%였지만 증권사 난립에 따른 과당경쟁으로 인해 현재 0.10%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신규 고객확보를 위해 많은 증권사들이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전개하고 있는 것도 위탁매매 수익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증권사들이 지난해 거둔 수탁수수료 수익에서 잘 드러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거래대금(1458조7000억원)이 전년대비 1.5% 증가했음에도 불구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인해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보다 1811억원 감소한 3조3598억원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해서 증권사들이 손해만 본건 아니다.

지난해 대규모 인원감축 및 지점통폐합에 따른 판관비 감소분이 위탁매매 수익 감소분을 어느 정도 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한 해 동안 3684명의 인원과 242개의 지점이 줄면서 증권사들의 판관비(7조4871억원)는 전년보다 1418억원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효과가 올해 제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증권사 가운데서도 지난해 400여명의 인원을 감축한 NH투자증권의 경우 판관비 감소 효과가 연간 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거래대금이 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주식거래수수료율 하향세와 여전히 치열한 수수료 무료 이벤트 경쟁을 감안하면 위탁매매에서 눈에 띄는 실적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올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판관비 감소 효과가 위탁매매 수익 부족분을 상쇄시킨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전반적인 실적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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