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투자자에게만 이익을 가져다준다

<대한금융신문=장승호 기자> 최근 기준금리가 1%대로 접어들면서 돈을 굴려 수익을 내려는 소비자, 금융사 둘 다 울상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예·적금을 벗어나 다양한 투자자산에 대한 투자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고 증권사 등 금융사들도 이러한 투자자의 심리를 기회로 삼으며 솔깃한 고수익 추구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저금리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자금이 몰리고 있는 대표 금융상품은 ELS(주가연계증권)다. 특히 요즘엔 조금이라도 더 매력적인 수익률로 소비자 마음을 끌기 위한 ELS가 줄을 잇고 있는데 그 특성을 보면 기초자산(주가 등 특정지수) 수가 많아지는 등 상품구조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는 상품의 설계대로 최적의 상황일 땐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손해를 볼 위험도 높다는 것이므로 상품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등한시 한 채 겉모습인 수익률만 쫓아 투자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더욱 신중한 투자자들의 소비 자세가 요구된다.

쏠리는 투자形 상품의 생산, 소비

보편적 중위험, 중수익 상품인 ELS의 경우 2013년 말 투자자금이 40조원이었으나 올 3월 말 기준 61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5개월 만에 54%(21조6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존 전략으론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증권사들이 2013년부터 글로벌주가지수(MXWO)와 연계한 투자형 상품을 선보이는 등 글로벌투자 방향을 적극 제시한 결과로 보여 진다.

참고로 글로벌주가지수는 1995년부터 2014년까지 175%가 상승했다. 이는 단순평균으로 계산하면 1년에 8.8% 상승한 것이다. 서브프라임 금융사태가 중간에 포함돼 있는 2005년에서 2014년까지 10년 동안 글로벌주가지수는 46% 상승해 연평균 4.6%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처럼 과거의 상승률에 근거한 전망 하에 증권사들은 현재 투자형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주 출시된 상품을 보면 KDB대우증권은 최대 연 9.90% 수익을 추구하는 ELS(제13025회 KOSPI2000 High-Touch 조기상환형 ELS) 8종, DLS(제2037회 금가격지수-은가격지수-WTI Early Bird 조기상환형 DLS) 5종, DLB(제274회 WTI 원금 100% 보장 넉아웃콜옵션 DLB) 1종 등 총 14종을 750억원 규모로 모집 중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의 대표주자인 ‘첫스텝80 시리즈 ELS’ 등 11종의 상품을 지난 8일까지 공모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지난 8일까지 연 9% 하이파이브(Hi-Five)형 ELS상품을 포함한 파생결합증권 11종을 총 1300억원 규모로 판매했다.

하나대투증권의 경우 연금저축 등 장기투자상품에 대해서는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배분을 통해 투자하는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 뒤에는 ‘하나 GTAA지수 시리즈’가 있다. 하나대투증권이 2013년 4월 자체 개발한 독자 지수로 미국, 유럽, 일본의 주가지수와 구리, 원유, 금 원자재 그리고 10년물 미국국채에 직접 투자해 산출한다. 투자모형에 근거해 산출된 국내 유일의 지수다.

하나 GTAA지수 시리즈의 가격은 지난 3월부터 세계적으로 공신력이 높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블룸버그에 고시되면서 글로벌 매크로 지수로서의 위상도 확보했다.

현재 이 지수를 활용한 상품이 시장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하나 GTAA지수 시리즈 상품은 고객의 투자원금 중 95%를 국내 채권 등 안정자산에 투자하고 5%를 미국, 유럽, 일본의 주가지수와 원자재 중 구리, 원유, 금과 10년물 미국국채에 투자한다. 증거금이 10% 미만인 해외선물을 활용, 롱숏 전략을 통해 초과 수익을 올린다. 롱숏 전략은 상승 가능성이 높은 자산을 매수하고 하락 가능성이 높은 지수를 매도하는 전략이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설정 이후로 연 환산 6.2%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4년에 판매한 상품 중 조기상환이 가능한 상품은 지수운용실적에 근거해 연 5.4~9.0%의 수익률로 전량 조기상환됐다. 2015년에 모집된 상품도 1월분은 전체 조기상환된 상태다.

이해 및 판단부족 투자는 곧 손실

ELS는 주식 등 특정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손익이 발생하는 파생상품이다.

최근 손실상환 비중이 늘어나고 있어 충분한 이해와 판단 없이 고수익만 쫓는 소비태도를 경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강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환된 ELS 투자 원금 55조1000억원 중 손실이 난 ELS상품(3조6000억원)의 원금손실률은 41.4%(1조5000억원)로 전년 대비 손실률이 8.7% 포인트 늘었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은 원금 손실 우려가 있는 ELS로 많은 자금이 쏠리자 투자주의보를 내렸다.

금감원은 지수형의 경우 종목형에 비해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최근과 같이 지수가 상승하고 있는 시점에 가입하는 경우 지수의 하락가능성이 높아져 만기시점에 원금손실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또 ELS의 수익구조는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손실발생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손실이 발생하므로 기초자산의 수가 많아질수록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발생조건 충족확률도 커져 손실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익숙하지 않은 해외지수 등을 기초로 발행되는 ELS에 대해서는 투자판단을 신중히 할 것을 당부했다.

이 외에도 ELS 투자자들은 상품 안내서류를 만기까지 잘 보관하고 환매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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