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추가 확산에 대한 우려로 국내 증시가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이달 셋째주가 중요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과거 창궐한 전염병의 사례에 비춰볼 때 중장기적인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반등세를 보이던 코스피(KOSPI)는 지난 2일 기준 2070선대로 하락했다.

메르스의 여파로 소비와 여행, 관광이 줄 것이란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강한 흐름을 이어왔던 레저·엔터, 운송, 필수 소비재, 유통 등의 종목이 내려앉았다.

메르스 사망자 발생과 함께 낙폭이 확대되면서 코스피 대비 강세를 이어가던 이들 업종은 3%대 급락세를 보였다. 메르스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코스피 대비 상대적 강세를 기록하고 있는 건강업종과 대조적인 양상이다.

그러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확산 당시의 상황을 감안하면 국내외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 상해종합지수의 경우 사스 발생 이후 약세를 보였지만, 오히려 첫 사망자가 나온 이후 반등세가 4개월여간 이어졌다.

신종플루가 시작된 멕시코의 IPC지수 역시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보다는 경기·이익모멘텀 턴어라운드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과거 주요 인플루엔자의 유행 기간은 공통적으로 1년 전후였는데 글로벌 경제와 증시는 물론, 발생 중심국의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단기간에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메르스 사태로 직간접적 타격이 예상되는 여행업의 경우 단기적으로 실적이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존재하지만, 중장기 펀더멘털을 훼손할만한 요인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과거 다른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에도 주가가 일시적으로 10~30% 급락했으나 단기 조정을 거쳐 회복됐다.

한국투자증권 최민하 연구원은 “현재 중동지역 외에는 예약 취소가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추가 예약에 심리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사태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시장 우려가 주가 반영돼 상황이 추가로 악화,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중장기 펀더멘털 훼손 요인은 아니기 때문에 회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확산을 가늠하는 것은 물론, 주식시장 측면에서도 6월 셋째주까지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3차 감염자가 확인된 상황에서 최대 잠복기가 끝나는 시점이 이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약세 국면에서 메르스가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주된 원인은 아니다”라며 “코스피는 이달 셋째주까지 대내외 불확실성과 메르스에 대한 공포심리의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펀더멘털 모멘텀을 훼손할 정도의 충격과 확산, 공포가 아니라면 중장기적 관점에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데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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