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문혜정 기자> 세계 최초의 은행 공동 오픈 금융플랫폼(이하 오픈 API)이 웹케시만의 잔치가 될 형국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오픈API를 준비 중인 은행은 농협과 기업은행뿐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당초 오픈API를 검토하긴 했지만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KB금융지주(국민은행)는 “오픈API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했으며 우리은행은 “오픈 API를 해야 할 당위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한은행도 “오픈API는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라고 우려를 표시했으며 하나은행 또한 “현실적으로 오픈API를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웹케시는 유일하게 금융권에 오픈API를 제안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으로 사실상 농협과 기업은행 외에는 시중은행의 니즈가 없는 분위기다.

시중은행에서 오픈API를 원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들에게 전혀 ‘득’이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은행 공동 오픈API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평준화’다. 각 은행마다 차별성을 줄 수 있도록 일부만 공동으로 진행한다는 계획도 있지만 이는 바꿔 말하면 기존에 차별화된 은행의 이점을 줄여야 한다는 말이 된다.

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은 상대적으로 차별성과 혁신성이 시중은행에 비해 떨어진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두 은행에게는 오픈API가 시중은행을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다른 은행들로서는 계좌이동제를 앞두고 고객을 붙잡아야 하는 시점에서 오픈API로 시스템을 평준화 시킨다는 것은 생존을 거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오픈API에 참여하는 것은 결국 웹케시를 도와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며 “금융당국이 웹케시와 함께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핀테크 사업이기에 쉽게 하지 않겠다는 얘기는 못하지만 은행으로선 참여할 당위성을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