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금융권, 옷 벗을 각오하고 핀테크 준비해야

▲ 김영환 의원(4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최근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정치인인 김영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얼마 전 P2P대출사이트인 8퍼센트에 1억원 대출을 신청했다. 말로만 핀테크 산업 육성을 외치는 것이 아닌 직접 핀테크가 무엇인지 체험해보기 위해서다.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그의 신용등급과 대출내역이 모두 공개되는 P2P대출에 과감하게 도전한 김 의원을 직접 만나 핀테크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국회의원으로서 본인의 모든 신용정보가 공개되는 P2P대출사이트에 대출을 내는데 큰 결단이 필요했을 것 같다.

현재 신용등급이 3등급이기에 제도권 금융에서도 대출을 신청할 수 있지만 핀테크로 대표되는 P2P대출에 참여해 직접 부딪쳐 보는 방법을 선택했다. 앞으로 다른 P2P대출사이트를 통해서도 다양하게 소액 대출을 신청해볼 생각이다. 물론 은행에서 너무 많은 대출을 받아서 더 이상 대출을 안 받아준다는 이유도 있다(웃음).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금융회사 경영자들뿐만 아니라 노마드포럼과 같이 다양한 핀테크 기업 실무자들의 모임을 직접 주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유는.

얼마 전 미국 실리콘밸리에 가서 아침엔 구글, 점심에 애플, 오후에 페이스북을 방문했다. 그런데 세 기업 모두 왜 창업을 했느냐는 질문에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창업을 했다”는 똑 같은 대답을 들었다. 그들의 대답을 듣고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현실을 돌아보게 됐다.

현재 정부와 금융권이 앞장서 핀테크 산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 모임을 주최해보니 이렇게 작은 규모에, 이렇게 미약한 힘으로 과연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걱정스러운 게 사실이다.

핀테크 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경영자들보다는 실무자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봐야 할 것 같아 핀테크 조찬모임 등 다양한 핀테크 실무자 모임을 주최해 직접 참여하고 있다.

-최근 핀테크, 특히 P2P대출의 합법화를 주장하며 금융당국의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을 원했는데.

한국의 핀테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과 은행을 비롯한 제도권 금융에서 옷 벗을 각오를 하고 나서야 한다. 지금 다들 본인의 안위만 생각하고 규제를 만들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상태로는 절대 혁신이 일어날 수 없다. 물론 나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정말 옷을 벗게 된다면 그땐 핀테크 창업이나 해볼까 한다(웃음).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실시간 온라인 뱅킹시스템은 세계 최고지만 새로운 산업인 핀테크를 받아들이는 부분에서는 아주 소극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금융권에서 적극적으로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 그런 면에서 현재 기업은행이 가장 열심히 하고 있는 금융회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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