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순익 격차 KB 확대·한화 축소…1분기 700억대 일회성 비용 직격타

▲ 손해보험업계 4~6위사 당기순이익 추이(단위: 억원).[자료=각사 잠정 영업실적, 사업 및 분기보고서]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국내 손해보험업계 5위사 메리츠화재가 최근 3년간 상위사 KB손보(옛 LIG손보)에 밀리고 하위사 한화손보에 쫓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특히 700억원대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보험영업적자가 불어나면서 4위사 KB손보와의 당기순이익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졌다. 지난 3월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한 김용범 사장은 첫 성적표인 올 2분기(4~6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어깨가 무거워졌다.

12일 본지가 KB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등 국내 상위 4~6위 손보사 3곳의 2013~2015사업연도 1~5월 별도 당기순이익을 역년(CY·1~12월) 기준으로 동일하게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올 1~5월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은 605억원으로 KB손보 1245억원보다 640억원(51.41%) 적고, 한화손보 394억원보다 211억원(53.55%)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KB손보와의 격차는 2배 이상으로 벌어지고, 한화손보와의 차이는 2분의 1 이내로 줄어든 결과다.

지난해 1~5월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은 484억원으로 KB손보(757억원)와의 차이는 273억원(36.06%)이었다. 3개 회사 중 최하위사인 한화손보(102억원)보다는 4배 이상 많은 당기순이익을 벌어들였다.

이보다 앞선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메리츠화재의 위상이 얼마나 추락했는지 더 확연히 드러난다.

2013년 1~5월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은 592억원으로 183억원 이익을 기록한 KB손보, 160억원 손실을 기록한 한화손보를 크게 앞섰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3년간 윗집, 아랫집에 해당하는 KB손보, 한화손보가 살림을 불리는 사이 기존 세간을 겨우 유지하는 수준에 그쳤다.

2013년 이후 KB손보는 313.66%(574억원), 64.46%(488억원)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이익전환에 성공한데 이어 올 들어 286.27%(292억원) 당기순이익이 늘었다.

반면 해당 기간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은 18.24%(108억원) 줄었다 25%(121억원) 늘어 사실상 답보 상태다.

2010사업연도(FY2010·2010년 4월~2011년 3월) KB손보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앞지르며 본격적인 손보사 빅5 시대의 개막을 알렸던 메리츠화재는 불과 5년여만에 대형사 명함을 내밀기 쑥스러운 신세가 됐다.

FY2010 개별 당기순이익은 메리츠화재가 1209억원으로 KB손보 727억원보다 482억원(66.3%) 많았다.

▲ 손해보험업계 4~6위사 영업이익 추이(단위: 억원).[자료=손해보험협회]

메리츠화재가 이 같은 신세로 전락한 데에는 영업 악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메리츠화재의 올 1~3월 영업이익은 348억원으로 2013년 동기 369억원에 비해 21억원(5.69%) 감소했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KB손보는 132억원 적자에서 918억원 흑자로, 한화손보는 118억원 적자에서 292억원 흑자로 영업손익이 대폭 개선됐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최근 3년간 보험영업 적자폭이 3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들 3개 회사 중 보험영업적자가 늘어난 곳은 메리츠화재가 유일하다.

메리츠화재의 올 1~3월 보험영업손실은 1183억원으로 2013년 같은 기간 481억원에 비해 702억원(145.95%)이나 증가했다. 이는 1위사 삼성화재(1050억원), 3위사 동부화재(1100억원)의 보험영업적자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퇴직금 지급액 약 400억원과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적립액 약 300억원 등 일회성 비용 700억여원이 고스란히 사업비와 손해액으로 집계된 결과다.

실제 메리츠화재는 지난 3월 전체 임직원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406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또 보험사고가 발생했으나 보험사에 보고되지 않은 사고에 대비해 쌓아두는 보험금 추정액인 IBNR을 지급준비금으로 계상했다.

이에 따라 메리츠화재의 순사업비 중 급여는 지난해 1~3월 281억원에서 올해 동기 824억원으로 543억원(193.24%) 증가했다. 올 3월 말 기준 지급준비금은 환입액 6178억원에 362억원(5.86%)를 더 쌓아 6540억원을 적립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올 1분기의 경우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보험영업적자가 늘었고, 결과적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줄었다”며 “2분기부터는 전년 동기를 웃도는 수준으로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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