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로 나눠 기술신용평가 역량 심사 받아

최종 단계 올라서면 대출 금액 제한 없어져

<대한금융신문=문혜정 기자> 내년부터 은행이 직접 기술신용평가를 실시해 기술신용대출을 시행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은행의 자체 기술신용정보(이하 TCB) 평가 확대를 위한 기술신용대출 정착 로드맵을 발표했다.

현재 기술신용대출을 실시하고 있는 국내 18개 은행들은 기술신용보증기금, 한국기업데이터, 나이스평가정보, 이크레더블 등 4개의 외부 기술신용평가기관의 TCB 평가 결과를 통해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기술평가서를 생산하고 있는 은행은 7군데지만 해당 결과를 직접 여신 및 투자 업무에 반영하는 은행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2곳뿐이다.

또 자체 TCB 평가를 계획하고 있는 일부 은행도 외부 TCB기관과 비교해 평가 노하우나 인프라가 부족하고 자체 TCB 평가를 위한 역량 수준이 명확히 정의되지 않아 효율적인 자체평가 전략 수립이 곤란한 상황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개별 은행의 자체 TCB 평가단계를 총 4단계로 지정하고 단계가 올라갈 때마다 대출금액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국내 기술금융 산업을 확산시킬 방침이다.

예비실시 단계인 ‘레벨1’이 되기 위해서는 TCB 승인기준에 따른 전문인력을 5인 이상 보유해야 하며 은행이 제출한 평가서 10건 중 60% 이상이 7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정식실시 단계인 ‘레벨2’와 ‘레벨3’은 레벨1을 받은 후 6개월이 지나야 신청이 가능하며 전문인력 10인과 15인 이상, 직전 반기에 작성한 자체 평가서 중 10건을 임의 추출해 70점 이상이 70%와 80%가 나와야 한다.

전면실시 단계인 ‘레벨4’는 레벨3을 받은 후 1년이 지나야 하며 전문인력 20인 이상, 자체 평가서 중 10건을 임의 추출해 80점 이상이 80%가 돼야 한다.

자체 TCB 평가 역량 심사는 반기별로 매년 1, 2월과 7, 8월에 실시되는 기술금융 실적평가(TECH평가) 심사와 함께 실시된다.

은행은 자체 TCB 평가 단계가 상향되면 기술신용대출 가능 금액이 증가한다.

레벨2를 받게 되면 대출가능 금액이 직전 반기 TCB대출 총액의 20%, 레벨3은 50%가 증가하며 레벨4 단계가 되면 대출 금액에 제한이 없게 된다.

단 TCB 평가의 품질 유지를 위해 평가인원당 자체평가 건수를 제한해 평가인력 1인당 최대 월 10건의 자체 TCB 평가만 인정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주요 시중은행들이 내년 상반기 중 예비실시 단계(레벨1)를 거쳐 하반기 중 정식 실시 단계인 레벨2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빠르면 2018년부터 일부 은행이 전면 실시단계(레벨4)에 진입해 대출금액의 제한 없이 기술신용대출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에서 TCB 평가 업무를 내부화함으로써 기술신용대출 규모를 확대하고 평가 소요기간 단축 및 평가비용 절감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2017년에는 은행 자체 TCB 평가를 통해 약 5~10조원 규모의 기술신용대출이 실시되고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되는 5년 후에는 기업의 기술력을 평가해 중소기업 여신심사 전반에 적용하는 은행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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