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영업익 격차 1년새 13분의 1로
KB생명, KB손보와 방카 수수료 경쟁

▲ 하나생명·KB생명 보험영업이익 추이(단위: 억원).[자료: 생명보험협회]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올 들어 핵심 채널인 방카슈랑스에 대한 집중을 강화한 하나생명과 체질 개선에 나선 KB생명의 실적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생명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반면, KB생명은 뒤늦게 계열사로 합류한 KB손해보험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6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하나생명의 보험영업이익은 1508억원으로 전년 동기 824억원에 비해 684억원(83.0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KB생명의 보험영업이익은 2017억원에서 1598억원으로 419억원(20.77%) 감소했다. 지난해까지 2배 넘게 벌어졌던 회사간 격차가 불과 1년만에 100억원 미만으로 좁혀진 것이다. 차액을 계산하면 1193억원에서 13분의 1 수준인 90억원으로 줄어 하나생명이 KB생명을 턱 밑까지 추격한 형태다.

두 보험사는 전체 수입보험료 중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시중은행계 생보사다.

실제로 이들 생보사의 방카슈랑스 실적은 보험영업이익 증감 추이와 동일한 양상을 띠었다.

올 상반기 하나생명의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초회)는 592억원으로 전년 동기 179억원에 비해 3배 이상 늘었지만, 해당 기간 KB생명의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는 102억원에서 76억원으로 26억원(25.49%) 줄었다.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동일 기간 전체 수입보험료 중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 비중은 하나생명이 87.31%에서 95.79%로 8.48%포인트 증가한 것과 달리 KB생명은 59.3%에서 48.1%로 11.2%포인트 감소했다.

올 상반기 하나생명의 총 수입보험료는 618억원으로 KB생명 158억원에 비해 4배 가까이 많았다.

KB생명은 지난해 상반기에서 올 상반기 사이 대리점 수입보험료가 10억원에서 17억원으로 7억원(70%) 늘었지만, 설계사 수입보험료는 16억원에서 14억원으로 2억원(12.5%) 줄었다.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 중인 판매 채널 다각화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 채널인 방카슈랑스 영업마저 악화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KEB하나은행을 등에 업은 하나생명과 아군이자 적군인 KB손보를 만난 KB생명의 향후 보험영업 전망 역시 엇갈린다.

하나생명의 경우 방카슈랑스 핵심 제휴사인 KEB하나은행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각각의 기존 지점망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함에 따라 점포 통폐합에 따른 실적 감소 가능성이 줄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히려 회사 내부에서는 각종 서비스가 일원화되면 은행에서의 전체적인 상품 판매 규모가 커져 특정 보험사 상품의 판매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도록 한 ‘25% 룰’의 한도 자체가 커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와 달리 KB생명은 국내 손해보험업계 4위사인 KB손보와의 방카슈랑스 수수료율 경쟁이 불가피해 전망이 밝지 못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KB생명과 KB손보가 유사한 상품을 판매하게 되면 제휴사인 KB국민은행, KB투자증권 등은 얼마나 많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느냐에 따라 한 쪽의 상품을 판매하는데 치중할 수밖에 없다.

양측이 서로를 과도하게 의식해 적정 수준 이상의 수수료율을 적용할 경우 많은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수수료를 떼고 나면 남는 이익이 줄어드는 출혈경쟁이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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