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의 수익개선을 위해 단계를 두고 수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김우진 선임연구원은 지난 23일 열린 세미나에서 “국내은행의 가계와 기업부문을 통한 자산성장은 한계가 왔다”며 “수수료수입 등 비이자이익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은행의 이익은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이자이익과 수수료, 신탁, 유가증권 등 비이자이익으로 나뉜다.

국내은행의 경우 서비스는 공짜라는 문화, 은행을 공공재로 인식하는 경향, 은행의 낮은 자산관리 역량과 같은 한계로 수수료수입이 적어 비이자이익 비중이 상당히 낮다.

실제 미국상업은행의 경우 이자이익이 63%, 비이자이익이 3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은행은 이자이익 90.9%, 비이자이익 9.1%로 지나치게 이자이익에 의존하고 있다.

김우진 연구원은 “미국상업은행은 고객 자산관리서비스를 통한 수수료수입 비중이 높지만 국내은행은 비이자이익이 취약하다”며 “현재 지나치게 낮은 비이자이익 비중을 봤을 때 구조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일단 김 연구원은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정책당국이 수수료책정 때 개입을 최소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책당국은 은행들이 수수료를 합리적으로 결정하도록 지켜봐야 한다”며 “하지만 벌칙성 수수료, 위험명목 수수료 등 은행의 정상 경영활동에 필요한 수수료 부과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객 차별화를 통해 수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성공을 거둔 세계 유력은행들은 고객을 분석해서 핵심고객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대출금리 감면이나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반면 전문 수익기여도가 낮은 일반고객에게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적정 수수료를 부과해 수익을 얻고 있다.

김 연구원은 다른 업종과 결합을 통해 수수료를 다양화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예를 들어 주말이나 야간영업에서 정상영업 때보다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출장서비스에 차별을 둔 수수료를 부과하는 식이다. 또한 지점 안에 가전제품, 우체국, 여행사 따위를 입점시켜 수수료를 창출하는 등 금융과 비금융을 합친 복합점포도 고려할 수 있다.

해외 PF활성화로 수수료수입을 확대할 수도 있다.

신흥국 인프라 확충 수요에 따라 건설·플랜트 시장의 성장으로 PF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이중 아시아지역은 더 빠르게 성장 중이다. 

김 연구원은  "해외 PF시장에 적극 참가하면서 추가 수수료수입을 확대하고 기업투자금융(CIB)의 전략적 육성을 통해 장기적으로 은행의 비이자수익 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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