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비용 및 소액투자 가능해 진입장벽 낮아

단기간의 투자수익에 집중된 증권업 한계 지적도

<대한금융신문=문혜정 기자> 대우증권이 최근 증권사 최초 로보어드바이저 사업 진출을 알리며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한 증권사들의 관심이 인공지능 자산관리시장에 집중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가 입력한 정보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시장상황을 분석하고 리스크를 조정해주는 자산관리서비스로 기존 프라이빗뱅킹(PB)과 비교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대우증권은 빠르면 올해 말까지 관련 시스템을 완성해 고객들이 자사의 플랫폼에서 다양한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로보어드바이저 오픈마켓을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증권도 관련 부서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사업 검토에 들어갔으며 미래에셋증권과 유안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 또한 로보어드바이저와 유사한 온라인 자산배분솔루션을 통해 포트폴리오 분석 및 예상종목 추천, 매수매도 타이밍 등을 제시해주고 있다.

증권사가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 진출하는 가장 큰 목적은 틈새 시장에 있는 새로운 중·저소득층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다.

수익성 악화로 계속된 구조조정 및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기존 고액 자산가에만 집중된 자산관리 시장의 문턱을 낮춰 중·저소득층의 참여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엄청난 투자수익률을 원하는 사람들이 아닌 6~7% 정도의 중위험·중수익 성향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대우증권을 시작으로 다양한 금융사들이 시장에 참여해 로보어드바이저라는 새로운 생태계가 구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하려는 인공지능 자산관리서비스가 단순히 비용이 저렴한 투자대안처의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는 “증권사들이 원하는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은 대부분 단기간의 투자수익률에 포커스를 맞춘 트레이딩 서비스에 집중돼 있다”며 “심각한 고령화 위기가 눈 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생애주기 전체를 고려한 노후자금 마련 등 포괄적인 자산관리 환경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증권사 외에 은행이나 보험사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서비스 적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은행권의 움직임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하나은행은 자체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 구축에 들어갔으며 우리, 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의 WM사업부서에도 인공지능 자산관리시장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사들도 컴퓨터의 알고리즘이 설계사 업무를 일부 대신해주며 비용절감 및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관련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5년 후에는 전세계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주류로 부상할 것”이라며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는 불안한 금융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대안처이지 엄청나게 혁신적인 투자기술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