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채널 개편 TF’ 논의 본격화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금융당국이 최근 ‘보험료 자율화’를 비롯해 보험산업 근간을 흔들 대대적인 규제완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판매채널 개편 역시 파격적 행보를 보일까 주목된다.

당국이 업계에서 요구한 것 이상의 규제완화 카드를 꺼내들자 오히려 보험업계가 불확실해진 전망에 따라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는데 이 같은 추세에 ‘제판분리’ 움직임도 본격화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을 비롯해 보험연구원, 생·손보협회, 대리점협회, 중개사협회, 생·손보사가 모인 ‘보험상품 판매채널 개편 관련 TF’가 지난달 9일 출범했다.

올 연말까지 계획된 이번 TF는 기존부터 논의돼 온 쟁점사항을 짚어보고 판매채널과 관련해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로 진행된다. 지난달 9일 킥오프 이후 한달에 1번꼴로 열리는 고위급 회의를 비롯해 2주에 1번씩 실무자급 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당국은 당초 ‘판매전문회사’ 도입을 중심으로 한 구체안을 상반기 안에 내놓기로 하면서 지난 5월 판매채널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방향이 ‘보험상품중개업자 제도 도입’으로 전환되면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크게 상충한 바 있다. 더욱이 정작 보험중개사들은 논의과정에서 배제되면서 그동안 논의한 내용들을 다시금 재검토하기로 했다.

더욱이 지난 1일 금융위가 발표한 보험규제 완화 방안이 판매채널 보다 보험상품 자체에 대한 다양성과 특이성으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여겨지면서 사업비가 많이 나가는 설계사 위주의 전속채널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 역시 향후 제판분리쪽으로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은 점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오랜 기간 논의해 온 내용이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 돼야한다는 점에서 아직 갈 길은 멀다.

금융당국은 원점재검토는 아니라고 하지만 업계 내에서는 원점에서 재검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보험상품중개업자’ 제도 도입안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대리점과 중개사 제도 현황과 개선방안 및 보험상품 제판분리에 대한 내용 역시 이번 회의에서 재 논의될 것이기 때문이다.

논의는 보험상품 중개업자의 전환범위, 진입기준, 업무범위 및 법적지위 등이 재검토될 방침이다. 보험업계 내에서는 제판분리와 관련해 GA(독립 법인보험대리점)와 보험사 간 통제권 관련한 내용이 주요 논란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논의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TF는 과거와 달리 업계의 전반적 이야기를 보다 경청하고 합의점을 이루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과거 당국에서 이미 안을 들고 와 형식적으로 논의를 거쳐 왔던 것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킥오프 미팅 이후 향후 추진 계획과 기존 논의된 내용을 짚어보는 정도에서 그친 까닭에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내년 1월 최종 용역보고서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올해 안에 구체적 논의가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는 연말까지 진행되며 논의내용을 정리해 내년 초 최종용역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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