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종료로 개인 빠지고 기관 대체투자 나서

 
정부 ‘비과세 부활’ 카드로 개인투자 확대 조짐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개인 위주의 공모펀드로 운용되던 해외투자펀드가 기관투자자 중심의 사모펀드로 전환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사모 해외펀드 규모가 공모펀드 규모를 추월한 것.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진데다 2009년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 종료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11일 금융투자업계 및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 말 84.1%였던 해외투자펀드 개인투자자 비중은 2014년 말 기준 38.4%로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법인 및 금융기관 등 기관투자자 비중은 15.9%에서 61.6%로 4배가량 증가했다.

최근 저금리 기조 대안으로 해외투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기관투자자에 비해 해외투자정보 수집능력이 낮은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직접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고 2009년 비과세 혜택이 종료되면서 이에 따른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관투자자들은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률 확보를 위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대체투자를 확대해 나감에 따라 비중은 반대로 증가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장지혜 연구원은 “비과세 혜택이 종료되는 2009년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해외투자가 감소하고 기관투자자들의 해외투자가 급증하면서 사모 해외투자펀드의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며 “비과세 혜택이 종료됨에 따라 개인투자자 중심의 공모펀드 자금유출이 증가하고 대신 기관투자자들의 대체수단으로 사모 해외펀드가 주목받으면서 자금유입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과세 혜택 종료로 개인투자자들의 해외투자가 크게 감소하면서 전체적인 해외투자펀드 규모도 감소했다.

2007년말 84조7000억원 수준이던 해외투자펀드 순자산은 지난 8월말 기준 65조원으로 축소됐다. 전체 펀드순자산 대비 해외투자펀드 순자산 비중 역시 같은 기간 26.5%에서 15.4%로 1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해외펀드 투자가 기관 중심으로 바뀌면서 투자지역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선진시장인 미국·유럽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해외펀드의 투자자금은 2007년 말 각각 9.15%, 15.0%에서 지난 해 말 25.2%, 35.4%로 커졌다.

투자자산도 주식형펀드 위주에서 채권형, 파생상품, 부동산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주식형의 비중이 2007년 말 73%에서 지난 해 20% 수준으로 대폭 축소됐는데, 이는 연기금 보험회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다각화를 위한 대체투자수단으로 부동산 및 파생형 해외펀드 투자 비중을 확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최근 정부가 해외투자펀드의 개인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해외주식형 펀드에 한해 비과세를 부활시키기로 함에 따라 개인투자는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장 연구원은 “1인당 비과세 혜택이 펀드 운용기간 최대 10년 동안 납입금액 3000만원 한도로 제공되며 이러한 비과세 혜택은 도입 후 2년 이내 가입한 신규펀드에 한해 부여된다”며 “과거 펀드매매 및 평가차익에만 비과세가 됐던 것에서 환차익에 대해서도 비과세 혜택을 부여해, 환헤지 효과가 기대됨에 따라 향후 개인 및 해외증권형 펀드 확대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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