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 손해보험사 시장점유율 추이(단위: %).[자료: 손해보험협회]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농협의 민영보험시장 진출 이후 손해보험업계 빅(Big)4의 시장 장악력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위사 삼성화재와 4위사 KB손보(옛 LIG손보)의 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오는 2017년 농·축협 단위조합에 대한 ‘방카 25%룰’ 적용 추가 유예 여부에 따라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16일 손보협회에 따르면 국내 10개 종합 손보사의 원수보험료 기준 올 상반기(1~6월)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등 상위 4개사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71.81%로 지난해 72.6%에 비해 0.79%포인트 하락했다.

2011년 75.38%였던 4대 대형사의 시장점유율은 2012년 73.7%, 2013년 73.66%로 매년 내림세를 보이다 70%를 턱걸이로 넘기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보험사의 회계연도는 2011~2012년(당해 4월~다음해 3월), 2013년(당해 4~12월), 2014년 이후(당해 1~12월) 등 시기별로 기간에 차이가 있다.

특히 2011년에서 올 상반기 사이 삼성화재의 시장점유율은 26.89%에서 25.33%로 1.56%포인트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2012년 26.94%, 2013년 26.99%, 2014년 26.19%로 26%대를 유지하던 시장점유율이 올 들어 처음으로 25%대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KB손보는 14.6%에서 13.07%로 1.53%포인트, 동부화재는 16.72%에서 16.27%로 0.45%포인트, 현대해상은 17.18%에서 17.15%로 0.03%포인트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

대형 손보사의 이 같은 시장점유율 추이에는 2012년 3월 민영 보험사로 공식 출범한 NH농협손해보험의 등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전국의 거대 농·축협 조합망을 판매 창구로 활용하는 농협손보의 시장점유율은 출범하자마자 마감된 2011년 0.54%에 그쳤다.

그러나 2012년 2.92%를 시작으로 2013년 3.26%, 2014년 4.11%, 올 상반기 4.47%로 2년 6개월 사이 1.5%포인트 이상 뛰었다. 농협손보의 올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2011년 이후 4대 대형사의 점유율 하락폭 3.57%포인트를 웃돈다.

농·축협 조합에 대한 방카 25%룰 적용 유예 기간 동안 자동차보험을 판매할 수 없는 농협손보는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방카 25%룰은 특정 금융사에서 한 보험사의 상품을 25% 이상 판매할 수 없도록 한 방카슈랑스 제도다. 농·축협 조합은 농협손보 출범 당시인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방카 25%룰이 적용되지 않는다.

실제 올 상반기 농협손보의 장기보험 시장점유율은 2012년 3%대로 출발해 2013년 이후 5%대를 넘보고 있다.

출범 첫 해인 2011년 0.45%였던 장기보험 시장점유율은 2012년 3.2%, 2013년 4.09%, 2014년 4.88%까지 올랐다. 올 상반기의 경우 장기보험 판매 구조를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점유율이 0.31%포인트 하락해 4.57%를 기록했다.

반면 상위 4개사의 장기보험 시장점유율은 2011년 이후 70%대에서 60%대로 주저앉았다.

4대 대형사의 장기보험 시장점유율은 2011년 71.6%였으나 2012년 69.63%, 2013년 69.12%, 2014년 67.89%, 올 상반기 67.62%로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저축성보험과 보장성보험으로 나뉘는 장기보험은 올 상반기 기준 10개 손보사의 전체 원수보험료 중 66%를 차지하는 손보업계의 주력 판매 시장이다.

보험업계에서는 2017년 이후 농·축협에 대한 방카 25%룰 적용이 추가로 유예될 경우 4대 대형사 중심의 손보업계 판도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방카 25%룰 적용 유예 기간이 끝나면 적용 여부를 다시 논의키로 한 만큼 유예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며 “유예 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농협손보의 성장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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