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신청자 2곳 예비인가
한화생명 통과·현대해상 탈락

▲ 한화생명 차남규 사장(왼쪽)과 현대해상 이철영 사장.[사진제공: 각 사]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 설립에 도전한 국내 생명·손해보험업계 각 2위사 한화생명과 현대해상의 희비가 엇갈렸다.

첫 관문을 통과한 한화생명은 사업 다각화의 기틀을 마련한 반면, 문턱을 넘지 못한 현대해상은 사업성 검토 부족에 대한 지적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임시회의를 열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 컨소시엄 3곳 중 2곳의 은행업 예비인가를 결정했다.

예비인가를 받은 컨소시엄은 카카오(10%)와 한국투자금융지주(50%) 등을 앞세운 한국카카오은행, KT(8%)와 한화생명(10%) 등이 참여한 케이(K)뱅크은행이다.

인터파크와 현대해상 등이 지분을 투자한 아이(I)뱅크은행은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해 인터넷은행 설립이 좌절됐다.

이번 인가 결과에 따라 인터넷은행 설립 참여로 사업 다각화를 노리던 대형 보험사 2곳의 희비도 엇갈렸다. 케이뱅크은행의 한화생명과 아이뱅크은행의 현대해상은 각각 수입보험료, 원수보험료 기준 국내 생·손보업계 2위사다.

예비인가 결정에는 신청자별로 사업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한 외부평가위원회(이하 외부평가위)의 상반된 평가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실제 외부평가위는 케이뱅크은행에 대해 참여 주주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다수의 고객 접점 채널을 마련하고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아이뱅크은행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이 어느 정도 인정되나, 자영업자에 집중된 대출 방식의 영업 위험이 높고 안정적 사업 운영 측면에서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금융위 이윤수 은행과장은 “사업계획의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에 대한 평가 결과와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은행을 예비인가하는 것을 권고한다는 외부평가위의 의견을 감안해 2곳을 예비인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인터넷은행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인 빅데이터 기반 중금리대출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보험업계는 국내 보험시장 포화와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투자영업 악화로 다양한 사업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태다.

김연배 전 부회장의 사임으로 지난 9월 단독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차남규 사장의 결정력과 리더십도 재평가를 받게 됐다.

이와 달리 현대해상은 인터넷은행 설립이 물 건너가면서 새로운 사업 진출의 교두보를 잃었다.

특히 당초 사업 참여를 결정하는 단계에서 외부평가위가 지적한 대출 방식의 위험성과 사업 운영의 취약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주가와 손보업계 상위 4개사 중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 중인 순손익 추이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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