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 지수 20% 상승, 거래대금 코스피 뛰어넘어

개인비중 높지만 경제구조 변화 반영…안정적 성장 기대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올 한해 괄목할만한 모습을 보인 코스닥 시장이 내년이면 개설된지 20주년을 맞는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참여도가 낮은 점은 여전히 시장불안 요소로 꼽히지만 최근 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제약바이오, IT 신기술, 모바일 등으로 인해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내년 새로운 이정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 코스닥 시장 7년 만에 날개 피나
7년 이상 장기 박스권(450~550 포인트)에 갇혀있던 코스닥 지수는 올해 본격적인 상승 국면을 맞았다. 하반기 중국 증시 폭락 여파로 잠시 조정을 겪었지만 일평균 거래대금이 3조원을 뛰어넘는 수준을 유지하며 외려 유가증권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인 것.

지난 11월 12일 기준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3조7244억원으로 코스피 대비 2318억원 많았으며, 연초 대비 지수 성장률은 20.4%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7% 상승한데 그쳤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코스피 시장은 2011년까지 상승 회복하며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으나 코스닥 시장은 하락폭을 일부 만회한 수준에서 약 7년간의 박스권에 갇혀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코스닥 시장의 수급을 결정짓는 주체가 대부분 개인으로 안전판 부재 인식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올해 지수상승을 이끈 주체 역시 개인이 대부분이지만, 연기금, 보험 등 장기성 자금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긍정적인 신호로 잡힌다.

과거에도 코스닥 시장이 급등한 전례는 있었다. 1998년에서 2000년 미국의 IT버블과 함께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이 12배 가까이 뛰었으며, 거래 또한 큰 폭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미국 IT버블 붕괴와 함께 코스닥 시장 역시 큰폭의 조정을 겪었으며 지수 역시 IT버블 이전 수준으로 급락한바 있다. 또 2005년 줄기세포 이슈로 ‘바이오’ 관련 종목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일평균 거래량이 2조원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펀더멘탈이 부재한 장미빛 전망은 오래가지 못했으며 이는 코스닥 시장의 신뢰도 하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해 오랜 박스권에 갇히도록 했다.

그러나 올해 코스닥 시장 상승은 과거와는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삼성자산운용 패시브상품전략팀 박수민 과장은 “과거 코스닥 시장의 주요 상승요인은 근본적인 체질변화를 유발하지는 못하고 테마와 이슈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이었다”며 “그러나 올해 코스닥 시장 상승은 과거와 달리 국내 경제의 구조적 변화와 글로벌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어 과거의 답답한 흐름을 답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10일 기준 업종분포를 살펴보면 의료섹터가 지난해 말 대비 5%포인트 확대된 23%로 IT(36.2%)에 이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제조업 중심에서 제약바이오 및 디지털컨텐츠 업종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인 것.

◆ 경제구조 변화 반영…안정적 성장 가능성 기대
더욱이 국내의 수출성장 둔화와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 변화가 코스닥 시장에서는 오히려 투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거래소는 지난 7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코스닥 시장의 대표성을 보강한 코스닥 150 지수를 산출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코스닥 150 선물을 11월 23일 상장했다.

미국 나스닥 지수가 올해 들어 역사적인 고점을 갈아치우며 금리 인상 이후에도 불확실성 해소로 오히려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점도 코스닥 시장의 전망에 긍정적인 요소로 여겨진다.

박수민 과장은 “나스닥 지수가 고점을 갈아치울 때마다 버블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나스닥의 밸류에이션은 과거와 비교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며 강화된 펀더멘털이 이를 설명하고 있다”며 “국내 역시 제조 중심의 수출산업이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기술의 진보와 인구구조 변화에서 오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해야 하는 만큼 코스닥이 나스닥이 간 길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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