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주내 결정, 24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KB·미래에셋·한투證…주가변수·가격서 성패 갈려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올해 마지막 빅딜인 KDB대우증권의 새 주인 찾기가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보유지분 43%, 산은자산운용 보유지분 100%에 대한 매각 본입찰을 21일 실시한다고 밝혔다. 본입찰 이후에는 매각추진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오는 24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를 넘기지 않겠다던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발언처럼 이번 주 내 새 주인이 가려질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KB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인수후보 세 곳에 대한 명확한 우열은 가려지지 않고 있다. 세 후보 각각이 내걸고 있는 명분이 설득력을 갖추고 있어서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대우증권 인수 시 자기자본 7~8조원 규모의 초대형 증권사로 발돋움 하게 된다. 세계무대에서 유수의 투자은행(IB)들과의 경쟁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두 곳 모두 인력중복 면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

KB금융지주의 경우 KB투자증권과의 회사채 시장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여겨진다. 회사채 시장 1위인 KB투자증권과의 결합 시 독보적인 경쟁력으로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인력중복이 가장 적다는 점에서 대우증권 노조가 지난 19일 고용안정, 독립경영 보장 등 조건부 지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대형 IB탄생의 기대와는 멀어지는 셈이다.

대우증권의 올해 6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4조2581억원으로 업계 1위인 NH투자증권(4조4954억원)과 불과 2400억원 차이다. KB금융지주를 비롯해 어느 곳이 가져가든 증권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자본시장의 판도가 변화한다는 점에서 세 인수후보의 의지가 확고하지만, 비가격적인 측면에서 우위를 가리기 힘든 만큼 결국 가격에서 성패가 갈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대우증권의 장부가 1조7758억원에 산은자산운용 634억원, 경영권 프리미엄(20~30%)을 합산해 증권업계 역대 최고가인 2조원대 이상의 몸값에 매각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최근 대우증권의 주가하락으로 인해 시장가격이 장부가 보다 낮게 책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지난 18일 종가 기준 대우증권 주가는 1만500원으로, 보유지분 43%를 시가로 계산할 경우 1조4700억원, 산은이 최소가격으로 보는 장부가보다 3000억원 정도 낮다.

세 인수후보 모두 2조원 안팎의 실탄을 마련해 두고 있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이 30% 이상을 초과할 경우 자칫 고가매입 비판이나 KB금융지주의 경우 이사회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아 주가가 인수의 최대 변수로 지적되며 주목되고 있다.

본입찰이 진행되는 21일 오전 11시 20분 현재 대우증권은 전 거래일보다 0.94% 오른 1만700원에 거래되며 아직까지 보합권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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