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7 01:15 (화)
[인터뷰] 핀테크 이권 다툼 “아직은 너무 이르다”
[인터뷰] 핀테크 이권 다툼 “아직은 너무 이르다”
  • 문혜정 기자
  • 승인 2016.01.17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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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핀테크포럼 박소영 의장

▲ 한국핀테크포럼 박소영 의장

핀테크 커뮤니티로서 초심 잃고 싶지 않아

<대한금융신문=문혜정 기자> 한국핀테크포럼이 국내 핀테크 산업을 지금의 위치까지 끌어 올린 일등공신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금융기관이나 대기업의 힘을 빌리지 않고 중소 핀테크 기업과 수많은 스타트업이 그들의 목소리를 오롯이 낼 수 있었던 데는 핀테크포럼이 뒤에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핀테크포럼의 초대 의장인 박소영 의장(페이게이트 대표)은 고민이 많다. 핀테크 판이 커지며 다른 쪽에서 비슷한 성격의 협회가 구성되고, 내부에서는 회비 문제로 골머리를 않고 있다.

“저는 핀테크포럼을 핀테크 스타트업들만의 커뮤니티로 만들고 싶었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회비를 걷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죠. 단돈 30만원이라도 스타트업에겐 큰 돈인데, 그 돈 때문에 회원자격을 박탈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쉽지만은 않네요”

2014년 11월 발족한 핀테크포럼은 1년여의 시간이 지나며 내부에서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돈 많은 금융기관과 대기업의 후원을 받고 회원사들에게 회비를 걷는 문제가 박 의장을 압박하고 있다.

밖에서는 본인의 회사가 아닌 포럼에 올인하는 그를 두고 여러 말이 오가고 있다. 박 의장은 핀테크포럼 의장이기 전에 페이게이트라는 전자지불결제 회사를 18년 동안 이끌어온 한 회사의 대표이기도 하다.

“페이게이트를 처음 설립하고 회사 내부에서만 일해온 저로서는 포럼 의장직을 맡게 되며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당연히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이겨내는 것 또한 저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슈가 생기면 새벽에 자다가도 일어나 밤새 카톡방에서 긴 토론을 하고 지방 아주 작은 모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모두 달려갔다. 돌아보면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열정을 쏟아 부었던 1년이었다.

뒷돈이 들어오는 것 아니냐며 뒤에서 수근거리기는 목소리에 그는 “저희 회사도 이제 먹고 살만합니다. 단돈 몇 만원에서 몇 십만원 받기 위해 회사 일 제쳐두고 이렇게 포럼에 사활을 걸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한다.

박 의장이 핀테크포럼에 쏟는 애정은 벤처붐이 일었던 시절 열정을 가진 수많은 회사들이 사라지는 것을 눈 앞에서 목격한 선배로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90년대 말 벤처붐이 일면서 테헤란로에 정말 많은 기업들이 생겨났고 그중에 저희도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남은 기업들이 없어요. 그 시절을 미리 겪었던 선배로서 지금 핀테크 스타트업 하나 하나가 저에겐 정말 소중합니다. 포럼 회원사 모두를 엄마 같은 마음으로 돌보고 있습니다”

박 의장의 올해 목표는 핀테크포럼을 주축으로 룩셈부르크에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는 일이다. 요구하는 설립여건은 모두 갖췄지만 120억원의 자본금을 마련하는 일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페이게이트와 룩셈부르크의 인연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5년 전 룩셈부르크 장관이 페이게이트를 직접 방문해 자국에서 사업을 해보지 않겠냐며 먼저 요청해왔습니다. 인터넷은행 설립 구상 단계에서 영국과 룩셈부르크 두 곳을 모두 고려했는데, 지리적인 요건이 유리한 영국보다 저희에게 많은 힘을 줄 수 있는 룩셈부르크를 최종 선택했죠.

인터넷은행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기술력 등 모든 조건은 다 갖췄지만 120억원이란 돈을 빌리기가 쉽지만은 않네요. 그래도 최선을 다해 뛰어볼 생각입니다”

그는 지난 18년간 페이게이트를 운영하며 IMF, 금융위기를 겪고 대형 카드사와 기나긴 법정싸움을 하며 굳은 살이 배겼다. 그리고 지금 핀테크포럼의 맨 앞단에 서며 더욱 단단해졌다.

금융권에서는 하루 빨리 핀테크라는 말이 사라지길 원할지 모른다며, 시장의 관심이 식지 않도록 올해도 핀테크포럼을 운영하는 일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핀테크(Fintech)’라는 용어는 전세계적인 주류로 자리잡았지만, 핀테크 기업들은 오늘도 그들에 대한 관심이 언제 식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명 한명의 목소리는 아직도 너무 작다.

“핀테크가 서로의 이권 다툼에 이용되지 않길 바란다”며 당부하는 박 의장의 목소리는 핀테크 업계가 한국핀테크협회와 한국핀테크포럼으로 분열되는 이 시점에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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