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20 23:45 (화)
[기고] 골프와 평정심
[기고] 골프와 평정심
  • 대한금융신문
  • 승인 2016.01.24 13: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화재 전략영업본부 김성률 책임

▲ 삼성화재 김성률 책임.
겨울철 추운 날씨지만 여전히 골프인들은 주말에는 필드로, 주중에는 스크린방으로 향한다. 골프가 예전에는 돈 많은 노신사와 기업 경영인의 전유물이었다면, 지금은 직장인부터 가정주부와 젊은 사람들까지 꽤 열심이다.

과연 20~30년 후 이들이 은퇴할 시점에는 어떻게 바뀔까. 그 때도 여전히 재미있을까. 필자의 대답은 ‘예스(Yes)’다.

싱글을 포함한 모든 골퍼의 꿈은 홀인원일 것이다. 지난해 대한골프협회가 98개 회원사 골프장의 홀인원을 집계한 결과, 64개 골프장에서 모두 2224개가 나왔다고 한다. 대한골프협회에 회원사로 가입하지 않아 통계에 잡히지 않은 곳을 포함해 전국 500개 골프장(군 골프장 포함)에서 지난해 나온 홀인원 수를 짐작해 보면 대략 1만5000개 정도다.

그런데 홀인원을 하면 후유증도 만만치 않은데, 바로 홀인원 ‘턱’으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이 지출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부담이 돼 홀인원을 하고도 쉬쉬하는 해프닝까지 있다. 골프보험 가입도 고려할 수 있다. 대부분의 홀인원 보장은 국내에서만 적용된다.

거리를 욕심내 힘차게 치다 보면 몸에 힘이 들어가고 불균형으로 인해 심한 슬라이스가 나게 마련이다. 이때 앞이나 주변 플레이어를 위해 조심하라는 의미로 ‘볼’을 외친다. 그때 머리와 몸을 낮춰야 공을 피할 수 있는데 볼이라는 소리를 듣고 꼭 뒤를 쳐다보는 경우가 있다. 실제 실명 사고 사례다. 전국 140개 골프장을 설문 조사한 결과, 매년 사고 건수는 늘고 있다. 안전관리 개선 대비 내장객 수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사고 사례를 살펴보자. 낙뢰가 있을 경우 휴대전화, 골프채, 라이터, 우산, 목걸이, 시계를 소지하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페어웨이 중간에 홀로 서 있는 나무 밑으로 피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일부 농약을 쓰지 않는 친환경 골프장의 경우 공을 찾다가 독사를 만날 수 있다. 캔커피를 카트에 놓고 티샷을 한 뒤 캔 속에 벌이 들어간 줄 모르고 커피를 마시다 쏘이기도 한다. 목욕탕 안에서 비누거품에 미끄러져 타박상, 골절, 뇌진탕을 입기도 하며, 새벽에 수도배관 전기 누전으로 감전되는 일도 있다. 라운드 후 온탕에서 복기를 하다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가슴에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음주 후 한증막에서 의식을 잃기도 한다.

골프클럽의 임팩트 시 클럽헤드의 속도는 시속 120~210km까지 나오기 때문에 무서운 흉기가 될 수 있다. 공뿐만 아니라 채가 부러져 드라이버 헤드가 날아가기도 하고, 빗물에 미끄러져 클럽이 통째로 동반자에게 날아가기도 한다. 연습 스윙을 프로샵에서 하다 쇼핑객의 하반신을 가격하는 것은 물론, 티잉 그라운드 뒤에서 연습하던 중 다가온 일행을 가격해 두개골이 함몰되기도 하고 백스윙을 하다가 일행의 눈썹 주위가 찢어지기도 한다.

첫 티샷 시 오너를 잡은 기쁨도 잠시, 멋진 장면만 생각하고 티샷을 하다가 어깨나 허리를 삐끗해 라운딩을 포기하기도 한다. 관절통이나 근육통도 잠시, 핀을 직접 노리기 위해 나무 사이를 공략하다 세컨드샷이 나무 기둥에 맞고 튀어 본인이 맞기도 하고 캐디를 맞추기도 한다. 때로는 카트에 튕겨 대기자를 맞추기도 한다. 경사지 보온덮개 위에서 미끄러지기도 하고 골프백에서 드라이버를 꺼내던 중 드라이버 손잡이 부분에 눈을 찔리기도 한다.

조급한 마음에 캐디가 카트를 출발시키다 손님이 낙상하거나 운전 부주의로 인해 추락하는 경우도 있다. 갑자기 다람쥐가 뛰어 들어 핸들을 꺾기도 한다. 휴대전화를 받다가 S자 경사로에서 낙상해 골절상을 입은 경우도 있고 아예 연못으로 돌진해 추락하기도 한다. 비를 피하거나 그늘집에 빨리 가려고 내리다가 미끄러지기도 한다. 타구된 공이 카트 유리를 깨뜨려 파편에 얼굴 상처를 입기도 하고 빵을 먹다가 ‘땟장’을 보지 못해 떨어지기도 한다. 지나친 퍼팅 집착으로 갑작스러운 의식불명이 되기도 한다.

한여름 폭염 속에서 전날 부족했던 수면을 보충하기 위해 차량에서 에어컨을 틀고 자다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기도 하고, 추운 날 운전석에서 히터를 틀고 자다 질식사한 경우도 있다. 골프선수 박세리를 흉내 내다가 연못에서 미끄러지기도 하고, 한겨울 얼어붙은 연못으로 공이 들어가자 얼음 위를 살살 걸어 들어가서 타구하던 중 갑자기 얼음이 깨져 빠진 경우도 있다. 클럽하우스에서 뜨거운 음식물에 화상을 입기도 하지만, 단연 사고의 단골 메뉴는 음주사고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실제로 벌어질까싶지만, 지금까지 실제로 보험사에서 보상한 사례들이다. 그래도 재미있는 걸 어떻게 하랴. 연습하고 빨리 필드로 나가자.

단, 본인의 주의 유무와 관계없이 사고는 일어나므로 스트레칭과 보험은 필수이고, 무엇보다 평정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은퇴 뒤에도 골프를 즐기면서 살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신년을 맞아 여유 있는 노후 생활, 그 상태에 어떻게 도달할 지에 대한 효과적인 코스맵도 점검해 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