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화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고객 이전 계약 보험사 비중(단위: %).[자료: 메리츠화재]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최고 17%대 보험료 할인율을 앞세운 손해보험사들이 인터넷 자동차보험시장에서 격돌하면서 고객들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비교적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30~40대의 젊은 고객들이 자신의 조건에 따른 보험료와 할인율을 비교한 뒤 보험사를 갈아타고 있다.

25일 메리츠화재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1~20일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메리츠화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고객 중 다른 보험사 자동차보험에 가입했던 고객의 비중은 삼성화재 고객이 27%로 가장 컸다.

악사(AXA)다이렉트(13.9%), 현대해상(13.8%), 동부화재(12.5%) 출신 고객도 10%가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인터넷을 통해 계약을 완결하는 사이버마케팅(CM), 전화 상담원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는 텔레마케팅(TM)을 각각 앞세워 다이렉트보험시장을 장악해 온 삼성화재와 나머지 대형사들의 고객이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기록했다.

3대 대형사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자동차보험에 가입했다 메리츠화재로 갈아 탄 고객은 전체 이동 고객의 절반을 웃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의 경우 이미 동일한 형태의 CM채널 자동차보험을 판매 중임에도 일부 고객들이 이탈했다.

나머지 손보사의 가입 이력이 있는 고객의 비중은 흥국화재·MG손보(7.1%), KB손보(7%), 한화손보(6.4%), 더케이손보(6.1%), 롯데손보(6%) 순으로 컸다.

메리츠화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가입 고객 10명 중 7명 이상은 상대적으로 젊고 인터넷·모바일 환경에도 익숙한 30~40대였다.

특히 40~44세가 20.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35~39세(17.3%), 30~34세(16.8%), 45~49세(16.1%)가 뒤를 이었다.

메리츠화재가 TM채널을 통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판매했을 때 30~40대 고객의 비중이 45%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증가폭이다.

다른 연령대 고객은 50~54세(12.3%), 55~59세(7.3%), 25~29세(6.1%), 24세 미만(0.6%) 순으로 비중이 컸다. 가장 젊은 20대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가운데 50대의 비중은 20%에 육박해 대조를 이뤘다.

인터넷 자동차보험 판매 경쟁 초기임에도 고객들이 이동이 이 같이 활발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발주자들이 추가로 가세하는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지난해 11월까지 국내 손보사 중 CM채널 전용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곳은 삼성화재 1곳뿐이었다. 삼성화재는 대면·CM채널, 다른 손보사는 대면·TM채널 1사 2가격 체제로 상품을 판매해왔다.

자동차보험료는 실제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발생 여부와 그 규모에 따라 CM·TM·대면채널 등 3가격으로 나뉘며 동일한 순서로 저렴하다. 대면·TM채널은 각각 보험설계사와 텔레마케터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사업비로 책정돼 수수료가 없는 CM채널 보다 보험료가 비싸다.

그러나 12월 말 롯데손보를 시작으로 올 들어 현대해상, KB손보, 메리츠화재가 잇따라 경쟁에 가세하면서 삼성화재 독주 체제가 붕괴됐다.

이들 손보사는 CM시장의 맏형 격인 삼성화재 보다 높거나 비슷한 보험료 할인율을 앞세워 경쟁사의 고객을 유치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면채널 대비 CM채널 자동차보험료 평균 할인율은 롯데손보(17.6%), 삼성화재·KB손보(17.3%), 메리츠화재(16.2%), 현대해상(15.4%) 순으로 높다.

아직 전용 상품을 내놓지 않은 동부화재와 흥국화재는 3월, 한화손보는 6월부터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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