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등 3개사 원수보험료 8%↑
가격 할인 경쟁에도 영향 미미

▲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단위: 억원).[자료: 각 사]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인터넷 자동차보험 대전(大戰) 첫 달 전용 상품 출시 경쟁에서 뒤쳐진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이 잇따른 가격 할인 공세 속에서도 선전을 펼쳤다.

당초 예상과 달리 사이버마케팅(CM) 시장 진출이 자동차보험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올 초 나란히 전용 상품 판매에 들어간 KB손보와 메리츠화재의 실적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2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 악사(AXA)손보, 흥국화재 등 자동차보험 월 매출 1000억원 미만 중소형사 3곳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420억원(가마감)으로 전년 동월 1314억원에 비해 106억원(8.07%) 증가했다.

연간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깎아주는 마일리지 특약을 앞세운 한화손보의 원수보험료는 539억원에서 628억원으로 89억원(16.51%)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혁신활동의 일환으로 마일리지 특약을 강화해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손해율이 낮은 우량 고객 확보로 손익도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흥국화재는 234억원에서 245억원으로 11억원(4.70%), 악사손보는 541억원에서 547억원 6억원(1.11%) 원수보험료가 증가했다.

지난달 원수보험료는 실적 취합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의 가마감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3개 중소형사의 이 같은 실적은 대형사들의 인터넷 자동차보험 출시와 가격 할인 경쟁으로 중소형사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기존 예상과 다른 결과다.

이들 회사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CM채널 전용 자동차보험을 출시하지 않은 상태다. 현재 한화손보와 흥국화재는 대면·TM채널, 악사손보는 TM채널을 통해 자동차보험을 판매 중이다.

손보업계 일각에서는 삼성화재 독주 체제의 CM 시장에 지난해 말 롯데손보를 시작으로 올 초 현대해상, KB손보, 메리츠화재가 가세하면서 대면·TM채널 고객들이 대거 CM채널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인터넷을 통해 계약을 완결하는 CM채널 전용 자동차보험은 보험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는 대면채널에 비해 보험료가 15~18%가량 싸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높다. 대면채널 대비 CM채널 자동차보험료 평균 할인율은 롯데손보(17.6%), 삼성화재·KB손보(17.3%), 메리츠화재(16.2%), 현대해상(15.4%) 순으로 높다.

이러한 할인율 책정에도 불구하고 중소형사의 실적에 여파를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인터넷 자동차보험 출시 효과가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지난달부터 CM채널 전용 자동차보험을 판매 중인 KB손보와 메리츠화재의 실적은 동반 상승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고 서로 다른 흐름을 보였다.

KB손보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586억원으로 전년 동월 1388억원에 비해 198억원(14.2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599억원에서 564억원으로 35억원(5.84%) 감소했다. 지난해의 경우 하위사인 한화손보를 60억원 앞섰지만, 올해는 역전을 허용하며 64억원 뒤쳐졌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중간 집계 당시 CM 시장 경쟁자를 맞이한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일일 매출은 오히려 늘었고 대형사 중 시장점유율이 상승한 곳은 삼성화재, KB손보 2곳 뿐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동부화재와 흥국화재는 3월, 악사손보는 4월, 한화손보는 6월부터 CM채널 전용 자동차보험을 판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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