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을지로 삼성화재 본사.[사진제공: 삼성화재]

2015년 결산 설명회
기업성보험은 해외로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국내 손해보험산업의 바로미터인 1위사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 ‘1사 3가격’ 시대 개막에 발맞춰 B2B(기업 대 기업) 전용 텔레마케팅(TM) 상품을 활용한 법인고객시장 공략에 나선다.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로 오는 4월부터 가격이 자율화되는 기업성보험은 자체 산출한 판단요율을 국내가 아닌 해외사업 수재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삼성화재 전용배 부사장(경영지원실장)은 18일 서울 을지로 삼성화재 본사에서 열린 ‘2015년 결산 설명회’에 참석해 “자동차보험 1사 3가격 체제에 대응해 직판채널을 강화하고 우량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며 “신규 우량 고객을 중심으로 인터넷 규모를 확대하고, B2B 전용 TM 상품을 통해 우량 법인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면·사이버마케팅(CM)채널 1사 2가격 체제로 자동차보험을 판매 중인 삼성화재는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TM 상품 판매로 1사 3가격 대열에 합류한다.

지난해 말부터 개인고객 공략을 위해 CM 시장에 신규 진출한 하위사들과 달리 법인고객이 타깃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관련 상품에 대한 인가를 획득한 바 있다.

삼성화재는 앞선 2013년부터 TM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으나, 구체적인 사업모델이 윤곽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고객이 유입되는 인바운드 형태의 CM 상품으로는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 없다”며 “기업이 보유 차량에 대한 자동차보험 계약을 발주하고 보험사들이 입찰에 참여하는 법인고객시장에서는 TM 요율을 활용한 상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또 2위권 회사를 비롯한 하위사들의 인터넷 자동차보험시장 가세로 촉발된 가격 할인 경쟁에 동참하지 않고 안정적 손익을 올리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무리한 출혈경쟁으로 가격을 낮춰 매출과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더라도 손익 관리가 되지 않으면 남는 게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까지 인터넷을 통해 계약을 완결할 수 있는 CM채널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곳은 삼성화재 1곳뿐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 출범으로 1사 3가격이 허용되면서 롯데손보를 시작으로 현대해상, KB손보, 메리츠화재가 시장에 뛰어들어 가격 경쟁이 본격화됐다.

보험료는 실제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발생 여부와 그 규모에 따라 CM·TM·대면채널 등 3가격으로 나뉘며 동일한 순서로 저렴하다. 대면·TM채널은 각각 보험설계사와 텔레마케터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사업비로 책정돼 수수료가 없는 CM채널 보다 보험료가 비싸다.

현재 대면채널 대비 CM채널 자동차보험료 평균 할인율은 롯데손보(17.6%), 삼성화재·KB손보(17.3%), 메리츠화재(16.2%), 현대해상(15.4%) 순으로 높다.

삼성화재 이상봉 상무(자동차보험전략팀장)는 “회사마다 고객 구성이 다른데 경쟁사들이 인터넷 자동차보험을 출시한 이후 삼성화재가 우위를 점했던 구간 중 고객이 줄어든 구간이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경쟁이 아니다. 무리하게 가격을 낮춰 고객을 빼간 회사는 돈을 벌지 못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모든 고객에 대한 가격 책정 목표는 손익이다. 손익을 버리고 점유율을 쫓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성보험의 경우 규제 완화에 따른 요율 자율화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해외로 눈을 돌리기로 했다. 규제 완화 이전부터 자체적으로 개발해 온 요율산출 모델을 기반으로 해외사업의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의 일환으로 지난달 기업성보험의 보험요율을 보험사가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산출할 수도록 하는 내용의 기업성보험 개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방안에 따르면 기업성보험의 보험요율은 협의요율과 판단요율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기존의 경우 기업성보험은 통계적 기반을 갖춘 보험요율 산출이 쉽지 않아 대부분 재보험사가 제공하는 협의요율만 활용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협의요율 외에 보험사가 내부통제 기준에 따라 위험률 관련 자료를 토대로 전문가적 시각에서 판단 및 결정한 판단요율을 산출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 보험사가 기업성보험의 보험요율을 스스로 결정토록 하고 있으며, 판단요율 산출 역시 이미 활성화된 상태다.

삼성화재 신동구 상무(일반보험혁신팀장)는 “아직은 보험사들이 가진 기초 데이터와 시스템이 미비해 경쟁이 촉발되더라도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요율산출 모델에 대한 정확성 검증을 거쳐 국내 보다는 해외에서 가격이 적합한지 판단하는 수익경영 실현 도구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화재는 올해 순이익 목표로 지난해 7827억원 보다 11% 이상 증가한 8700억원을 제시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자동차보험은 7.5%, 일반보험은 0.9%, 장기보험은 0.7%의 매출 증가율을 예상하고 있다.

전용배 부사장은 “순이익 목표는 가장 보수적인 전제 하에 설정한 것”이라며 “그 이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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