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엄격한 규제 및 FICC 사업 손실 영향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미국 5대 대형은행의 수익성이 201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대형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웰스파고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98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24% 줄어든 180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실적 감소가 두드러졌다.

골드만삭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63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대비 40% 가량 감소했고, 주당순이익(EPS, Earning Per Share)은 지난해 1분기보다 56% 감소한 2.68달러를 나타냈다. 모건스탠리 역시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21%, 53% 하락했으며, EPS는 53% 감소한 0.55달러를 기록했다.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개인금융부문의 양호한 실적이 IB부문의 손실을 상쇄하며 각각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 3%, 7% 하락했다. 웰스파고는 1분기 영업이익 220억달러를 시현하며 5개 대형은행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4% 가량 상승했으나 이는 지난해 인수한 GE캐피탈의 대출 사업 실적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내로라하는 대형은행들이 이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는 미국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FICC 시장 변동성 확대, 신흥국 성장둔화 등의 원인이 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금융당국은 건전성 강화와 소비자보호를 위해 대형은행에 엄격한 감독 잣대를 댔다. 골드만삭스는 모기지담보증권 판매 시 투자자에게 그 위험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것과 관련해 최근 51억달러의 벌금을 냈고,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일정 금액의 벌금을 내면서 실적악화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또 저금리 기조, 마이너스금리 시행 등으로 인해 FICC 사업이익이 줄어든 것도 대형은행들의 수익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골드만삭스의 1분기 FICC 부문 영업이익은 16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31억3400만달러)보다 약 47% 가량 감소했다.

이와 함께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성장둔화가 지속됨에 따라 이머징 마켓에 대한 투자 수익 저하, 대출손실 가능성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표영선 연구원은 “대내외 여건 악화에 따라 미국의 대형은행들은 새로운 시장 환경에 대한 대응과 실적 개선을 위한 해결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속적인 비용절감과 상품 다각화를 통해 불리한 영업환경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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