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의 충돌시험 차량이 시속 50km의 속도로 시험장 내부에 진입하고 있다.[사진: 장기영 기자]

▲ 충돌시험 차량이 충돌 직후 앞 범퍼와 보닛이 부서지고 유리가 깨진 채로 멈춰서 있다.[사진: 장기영 기자]

▲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관계자가 충돌시험 직후 차량의 파손 정도와 더미(Dummy)가 입은 충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장기영 기자]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쏘나타 차폭 40cm 충돌시험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봄비 치고는 많은 비가 내려 교통사고 위험이 높았던 지난 10일 오후 2시 30분.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차량 충돌시험장에 연은색 NF 쏘나타 한 대가 들어섰다.

실제 사람의 모습과 흡사한 인체모형 ‘더미(Dummy)’가 운전석과 조수석에 각각 올라탄 차량은 시속 50km의 속도로 충돌용 구조물을 향해 돌진했다.

손해보험사의 대인보상 직원 연수 과정의 일환으로 실무자 2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차폭 40cm 충돌시험이었다.

연구소 관계자의 출발 신호와 동시에 시험장 외부 출발선을 떠난 차량은 눈 깜짝할 사이 내부로 진입해 구조물과 충돌했다. 순간 ‘쾅’하는 굉음과 함께 에어백이 터지면서 새어나온 연기와 매캐한 가스 냄새가 코를 찔렀다.

평소 여러 사고현장을 누비는 보상 직원들이지만, 내심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시속 50km의 파괴력에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시험 직후 가까이 서 본 차량은 엔진룸을 덮은 보닛이 찌그러져 말려 올라갔고, 차량과 거의 분리된 앞 범퍼는 잔해물과 함께 주저앉아 있었다. 조수석쪽 앞 유리에는 크게 금이 갔고, 바닥에는 차량에서 떨어진 엔진오일이 흥건했다.

그러나 시험을 위해 사람 대신 차량에 탑승한 더미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 양쪽 더미 모두 안전벨트를 착용한데다, 에어백도 정상적으로 작동했기 때문이다.

한 보상 실무자가 이 같은 규모의 사고 발생 시 탑승자의 부상 정도를 묻자 연구소 관계자는 “단순 타박상이나 경미한 골절을 입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운전석이나 조수석 탑승자가 앞 유리를 뚫고 차량 외부로 튕겨 나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험 속도와 강화 유리의 특성을 감안했을 때 탑승자가 튕겨 나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더미, 곧 사람이 큰 타격 또는 부상을 입지 않은 데에는 갈수록 착용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안전벨트가 큰 역할을 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시험 결과는 안전벨트를 왜 매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교통사고 발생 시 안전벨트 미착용자의 사망률은 착용자에 비해 3배가량 높다.

특히 이번 시험에서 더미가 탄 앞좌석뿐 아니라 뒷좌석에서도 반드시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장택영 박사는 “뒷좌석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자신뿐 아니라 앞좌석 동승자에게도 치명적인 상해를 가할 수 있고, 자동차 방출에 의한 2차 사고 위험이 매우 높아 반드시 착용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의 단속에는 한계가 따르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인 계몽 및 홍보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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