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개 종합 손보사 평균 RBC비율 추이(단위: %).[자료: 각 사 분기보고서]

3월말 상장 8개사 평균 202.6%
200% 이상 삼성·동부 등 3곳뿐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의 올 1분기 지급여력(RBC)비율이 최근 3년 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RBC비율이 200%를 넘는 곳은 삼성화재를 비롯해 3곳뿐이었고, 흥국화재는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 아래로 추락했다.

30일 각 보험사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롯데손보, 흥국화재 등 8개 상장 종합 손보사의 올 3월 말 평균 RBC비율은 202.6%로 전년 동월 말 214.2%에 비해 11.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4년 같은 달 말 205.4%와 비교해도 3%포인트가량 떨어진 것으로, 최근 3년 1분기 집계치 중 가장 낮은 수치다.

RBC비율은 보험 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자본적정성 지표다.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감독 방침상 150%를 넘기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비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자본적정성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2020년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RBC비율 하락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 2016년 3월말 종합 손보사 RBC비율(단위: %).[자료: 각 사 분기보고서]

올 3월 말 200% 이상의 RBC비율을 기록한 곳은 삼성화재,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등 3곳에 불과했다.

RBC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화재로 363.4%를 기록했으나, 전년 동월 말 399.6%에 비해서는 36.2%포인트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으로 가용자산이 감소했고 신용리스크제도 개선안에 따라 위험계수 산출 수준을 95에서 99로 상향 조정하면서 리스크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동부화재는 233%에서 217.1%로 15.9%포인트, 메리츠화재는 223.8%에서 207.7%로 16.1%포인트 비율이 하락했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RBC비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최대주주인 메리츠금융지주 배정 방식으로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나머지 보험사의 올 3월 말 RBC비율은 현대해상(180.4%), KB손보(179.4%), 한화손보(172.8%), 롯데손보(151.9%), 흥국화재(148.2%) 순으로 높았다.

현대해상의 RBC비율은 2014년 3월 말 185.4%에서 지난해 동월 말 180.2%로 5.2%포인트 하락했다 올 들어 0.2%포인트 반등했다.

최근 1년 사이 KB손보는 181.2%에서 1.8%포인트, 한화손보는 192.6%에서 19.8%포인트 RBC비율이 낮아졌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3월 말 140.1%에 불과했던 RBC비율이 11.8%포인트 상승하며 금융당국 권고치를 겨우 넘겼다.

RBC비율 개선을 위한 증자설이 나돌고 있는 KB손보 관계자는 “자본 확충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흥국화재는 지난해 163.3%였던 RBC비율이 15.1%포인트 하락하며 유일하게 금융당국 권고치를 밑돌았다. 2014년 3월 말 155.4%와 비교해도 7.2%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1년 사이 롯데손보와 상황이 바뀌었다.

흥국화재 관계자는 “현재 RBC비율을 높이기 위한 자본 확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