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횡단보도 설치 간격과 보행자 무단횡단 관련성 설문조사 결과.[자료: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분석
美 90m, 英·프랑스 제한 없어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연간 400명에 달하는 무단횡단 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횡단보도 설치 간격을 현재의 절반인 100m로 축소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1일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경찰청 교통사고 통계와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해 발표한 ‘보행자 무단횡단 사고 위험 및 예방 대책’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5년간 연 평균 도로횡단 사망자 980명 중 무단횡단 사망자는 391명(39.9%)이었다.

도로횡단 사망자 10명 중 4명은 횡단보도 또는 건널목이 아닌 길을 건너거나 신호를 무시한 채 횡단보도를 건너다 목숨을 잃었다는 얘기다.

특히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숨진 사망자는 전체 무단횡단 사망자의 68%인 약 264명으로 추정된다. 교차로가 아닌 단일로 무단횡단 사망 사고 중 37%는 폭 6~12m의 생활권 이면도로에서 발생했다.

이 같은 무단횡단 사망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현행 200m인 횡단보도 설치 간격을 100m로 줄여야 한다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횡단보도간 최소 이격 기준은 보행 이동 경로, 도로 기능 등에 대한 고려 없이 일괄적으로 200m를 적용하고 있다.

일반 국민 300명과 교통전문가 205명 등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횡단보도 설치 간격 기준 개선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횡단보도 설치 간격 기준이 무단횡단 사고와 관련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73%에 달했다.

횡단보도 적정 설치 간격에 대해서는 100m(4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200m(24%), 150m(18%)가 뒤를 이었다.

실제 미국을 비롯한 도로정책 선진국의 경우 우리나라에 비해 횡단보도 설치 간격이 짧다. 미국은 90m, 일본은 100m(도심)이고 영국과 프랑스는 간격 제한이 없다.

횡단보도 설치 간격이 짧더라도 200m 미만의 인접 횡단보도 구간은 동시 신호, 연속 진행 등 신호연동기법을 적용하면 원활한 차량 소통이 가능하다.

연구소 소속 조준한 책임연구원은 “보행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차량 소통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행 횡단보도 설치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도로를 횡단하는 보행자가 많은 생활권 이면도로의 설치 간격은 100m로 축소하고, 차량 소통이 중요시되는 간선도로는 현행 200m를 유지해 보행자의 안전과 통행우선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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