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대면 장기보험 공인인증 대체
서비스 도입 후 6개월간 이용량 50%↑

현대해상, 스마트폰 앱으로 태아 확정
월 평균 1100건·10건 중 1건 모바일

▲ 2016년 월별 KB손보 모바일 자필서명 서비스 이용 건수(단위: 건).[자료: KB손해보험]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1. 40대 남성 A씨는 최근 직장 인근에서 보험설계사를 만나 암보험 보장 설계를 받았으나 가입 여부를 아내와 상의하기 위해 최종 계약을 미뤘다. 아내와의 상의 끝에 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A씨는 다시 설계사를 만나 자필서명을 하는 대신 스마트폰 공인인증 절차를 거쳐 계약을 완료했다.

#2. 최근 딸을 출산한 30대 여성 B씨는 자녀를 태아보험 피보험자로 확정하기 위해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을 보험사에 알려야 했지만 산후조리와 육아에 쫓겨 짬을 내지 못했다. B씨는 뒤늦게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모바일을 통해 자녀의 정보를 등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스마트폰으로 태아 확정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기기를 활용해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모바일슈랑스’의 영역이 확대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비스간 칸막이가 사라지고 있다. 온라인 판매채널의 중심축이 컴퓨터(PC)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모바일은 단순한 가입 창구가 아니라 사후관리 통로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보험사들이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전략을 구사하면서 A씨와 B씨처럼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점점 늘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의 대면채널 장기보험 모바일 자필서명(공인인증) 서비스 이용 건수는 올 1월 133건에서 5월 205건으로 72건(54.14%) 증가했다.

2월(161건)까지 100건대에 머물렀던 이용 건수는 3월(211건) 이후 매월 200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서비스 도입 후 공격적인 홍보나 마케팅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다.

KB손보는 지난해 12월 오프라인에서 장기보험 계약 체결 시 모바일로 자필서명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계약 체결을 위해서는 반드시 자필서명을 해야 하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먼 거리에 떨어져 있거나 시간을 내기 어려운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다.

모바일 자필서명을 원하는 고객의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전송하면 고객이 메시지 링크에 접속한 후 공인인증서 암호를 입력하고 청약 중인 계약을 선택한 다음 다시 한 번 공인인증서 암호를 입력하면 계약이 완료된다.

다른 대형사의 경우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는 컴퓨터(PC)로만 공인인증을 통한 자필서명 대체가 가능하고, 삼성화재는 태블릿PC를 이용한 자필서명 외에 공인인증 절차는 도입하지 않은 상태다.

보험업계는 당초 시스템 개발과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 대비 효율성과 모바일 환경에 낯선 고객층의 공감대 등을 고려해 해당 서비스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폰 이용 인구 증가하고 있고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서비스가 도입됐다.

KB손보 관계자는 “올 상반기부터 온라인과 모바일 기술을 적극 활용해 고객의 관점에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고객에 대한 편의 제공과 더불어 회사 내부 업무도 간소화돼 보다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손보는 이달부터 태아보험 가입자가 출산 후 모바일을 통해 자녀의 정보를 등록할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보험사 콜센터나 담당 설계사를 통해 통보만 하면 등록이 가능하지만, 육아 등의 이유로 시기를 놓치는 고객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KB손보보다 앞서 모바일 태아 확정 서비스를 도입한 곳은 현대해상으로, 2013년 4월 손보사 가운데 처음 도입했다. 태아보험 가입자는 출산 후 자녀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보험사에 통보해야 하는데 보험업계는 이를 태아 확정이라 부른다. 스마트폰에 현대해상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해당 메뉴에 접속하면 공인인증을 거쳐 정보를 등록할 수 있다.

현재 현대해상의 태아 확정 10건 중 1건은 모바일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실제 규모는 월 평균 1만1000건 가운데 1100건가량이다.

전체 태아 확정 건수 중 모바일 확정 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도입 첫 해 3%에서 2014년 5%, 2015년 10%로 확대됐다.

현대해상과 KB손보 외에 동부화재도 모바일을 통한 태아 확정이 가능하며, 삼성화재는 설계사를 통해서만 확정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사이버마케팅(CM)채널의 모바일 플랫폼과 인프라 개선으로 고객들의 이용 편의성이 높아져 앞으로도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태아 확정 처리 건수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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