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지점 직할체제 구축
지점은 100개로 통폐합

지점장 등 희망퇴직 접수
우수설계사 등 이탈 우려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손해보험업계 5위사 메리츠화재가 김용범 사장<사진> 체제 출범 이후 두 번째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대면채널 11개 본부를 모두 없애고 220여개 지점은 절반 이하인 100여개로 통폐합해 대형화한다. 폐쇄 대상 지점에서 일하던 지점장과 총무 등 유휴 인력은 희망퇴직을 통해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이 같은 내용의 조직 개편 및 인력 구조조정안을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김용범 사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3월 이후 두 번째다. 당시 40개 지역단을 없애고 전체 직원의 15% 가량인 400여명을 내보냈다.

이번에는 대면채널 11개 본부를 없애 본사와 지점 직할 체제를 구축한다. 지역단에 이어 본부가 사라지면 지원 조직은 신인육성센터만 남게 된다.

또 전국 220여개의 지점 중 70~120여개 지점을 통폐합하고 100여개 지점만 남긴다. 흩어져 있던 지점의 살림을 합쳐 덩치를 키우고 지점 또는 센터 간판을 단다.

기존 지점의 지점장, 총무 등 최소 100여명 이상의 인력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내보낸다. 본부장들은 규모가 큰 주요 지점에 배치하거나 지점 인력과 마찬가지로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희망퇴직 조건은 최대 32개월분 표준연봉 등을 지급한 지난해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 서울 역삼동 메리츠화재 본사.[사진제공: 메리츠화재]

보험업계 관계자는 “영업채널을 완전히 뒤집는 수준의 조직 정비를 앞두고 메리츠화재 내부에서는 난리가 났다”며 “외부에서도 사실상 본사와 지점만 남기는 이번 조직개편을 두고 ‘쇼킹’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으로 재직 당시 구조조정 실험에 성공해 회사의 규모의 실적을 끌어올린 김용범 사장이 메리츠화재에도 비슷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며 “김 사장은 전략적 판단을 한 다음에는 이를 과감하고 거침없이 추진하는 스타일이어서 곧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보험설계사를 비롯한 우수 인력 유출 등 지점 통폐합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업지원 구조를 단순화하고 지점을 대형화하는 경영전략이 오히려 조직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관계자는 “다른 손보사나 법인대리점(GA)에서 메리츠화재의 우수 인력을 적극 스카우트할 것으로 보인다. 내근직 중 정리되는 인력도 대형 GA에 들어가거나 대리점을 개설해 함께 일했던 설계사 등을 빼 갈 수 있다”며 “경쟁사와 다른 전략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것이 중위권 회사인 메리츠화재의 구상이지만, 큰 혼란과 동요 없이 작업을 마무리 짓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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