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상반기 대형 손보사 어린이보험 평균 보험료(단위: 만원).[자료: 각 사]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의 어린이보험 평균 보험료가 최대 2배 가까이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독 어린이보험시장에서만 변방에 머물렀던 삼성화재가 덜 남기고 많이 파는 ‘박리다매(薄利多賣)’ 전략을 활용해 경쟁 구도를 바꿔놓고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삼성화재(뉴 엄마맘에 쏙드는·소중한 약속), 현대해상(굿앤굿 어린이CI보험), 동부화재(우리아이 첫보험), KB손보(KB희망플러스 자녀보험) 등 국내 상위 4개 손보사의 어린이보험 신계약 1건당 평균 월납환산 초회보험료는 6만6496원이었다.

평균 보험료가 가장 저렴한 곳은 4만5325원을 기록한 삼성화재로 유일하게 5만원을 밑돌았다. 이는 대형사 평균치를 2만원 이상 밑도는 것으로, 보험료가 가장 비싼 동부화재 8만1681원과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나머지 대형사 역시 KB손보가 7만7204원, 현대해상이 6만9829원으로 2만~3만원가량의 격차를 보였다.

삼성화재의 어린이보험 평균 보험료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올 들어 핵심 상품인 뉴 엄마맘의 쏙드는의 보장을 최소화해 보험료를 낮춘 일명 실속플랜을 주로 판매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신학기 시즌인 지난 1~4월 △암·뇌출혈·급성심근경색(각 5000만원) △암 수술(300만원) △깁스 치료(10만원) △골절·화상 진단(50만원) △충수염 수술(30만원) △상해·질병 일당(4만원) △자동차사고 부상 치료(700만원) △응급실 내원 진료(2만원) 등의 담보로 구성된 실속플랜을 공격적으로 판매했다.

실속플랜의 월 보험료는 가입 연령 7세 기준 남성 1만8000원, 여성 1만5000원 수준이다.

이는 ‘삼성’하면 고급스럽고 비싸다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 어린이보험시장에서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박리다매 전략이다.

어린이보험시장은 지난해까지 장기간 1강(현대해상), 2중(동부화재·KB손보), 1약(삼성화재) 구도를 형성해왔다. 자동차보험을 비롯한 대부분의 보험 종목 또는 상품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고수해 온 삼성화재는 어린이보험시장에서만 기를 펴지 못했다.

이 같은 판매 전략이 통하면서 삼성화재는 올 상반기 4대 대형사 중 두 번째로 많은 8만3662건의 어린이보험 신계약을 체결했다. 신계약 건수는 현대해상이 10만2952건으로 가장 많았고, KB손보와 동부화재는 각각 6만8377건, 4만5837건으로 삼성화재보다 적었다.

특히 실속플랜 주력 판매 시기인 1~4월 삼성화재의 어린이보험 판매 건수는 6만3879건으로 현대해상 6만9475건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KB손보는 4만5778건, 동부화재는 3만1344건을 판매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보험료를 낮춰 상품을 판매한 만큼 상품 판매를 통한 거둬들인 수익은 판매 건수가 적은 다른 보험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었다.

올 상반기 대형 손보사의 어린이보험 초회보험료 총액은 현대해상(71억8900만원), KB손보(52억7900만원), 삼성화재(37억9200만원), 동부화재(37억4400만원) 순으로 많았다.

삼성화재와 동부화재의 경우 신계약 건수 차이가 2배에 육박하는 것과 달리 보험료 매출은 큰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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