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9월 국내 위안화 선물시장 참여

유동성공급 확대, 시장조성자 역할 기대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중국은행의 국내 파생상품시장 진출을 계기로 상장 후 아직까지 거래량이 미미한 위안선물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중국은행서울지점은 지난 11일 국내 파생상품시장에서 거래되는 외환파생상품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신청했다.

중국 본토 자본이 국내 파생상품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통상 본인가 신청 후 승인까지 1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9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이 가능해진다.

중국은행의 이 같은 행보는 국내 파생상품시장 상장 후 기대와 달리 아직까지 저조한 실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위안선물시장에 유동성 공급 주체 역할을 통해 활성화 촉매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위안선물은 미래의 일정 시점에 거래할 위안화를 현재 시점에서 미리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계약으로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10월 5일 환율변동 위험에 대한 관리수단 제공차원에서 개설했다. 통화선물로는 달러화, 엔화, 유로화 다음 네 번째로 개설초기만 해도 대(對) 중국 무역결제 및 환헤지비용 감소를 통한 현물투자 헤지수요 등으로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 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8일 기준) 위안선물시장의 일평균 거래량은 26계약, 거래대금은 4억7100만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4월 18일부터 6월 9일까지는 거래된 건이 한건도 없기도 했다.

이는 시장에서 거래를 체결할 수 있을 정도의 유동성이 확보되지 않아 호가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건들 역시 거의 시장조성자(대신증권, 미래에셋대우, 이베스트투자증권)들 간의 거래로 그나마 유지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 금융상품개발팀 관계자는 “2014년 위안화 현물 직거래 기반이 갖춰지고, 수출입기업들의 위안화 무역거래가 늘 것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시장을 만들었지만 국제무역결제가 대부분 미달러, 엔, 유로 순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위안화 수요가 극히 낮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동성이 증가할 경우 선물활용도가 높아지는 등 장기적으로 활성화될 가능성은 있다”며 “특히 중국은행이 위안선물시장 진출을 통해 위안화 조달, 공급 역량을 높이는 등 유동성공급 주체 역할을 하게 될 경우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때문에 중국은행의 시장조성자 역할도 기대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조성자가 경쟁력 있는 가격을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중국은행도 이 같은 시장조성자 역할을 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선물 관계자는 “위안선물시장은 현재 마켓메이커가 따로 없는 상태로 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헤지나 방향성거래를 목적으로 거래를 하고 싶어도 호가조성이 안돼 거래를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정착을 위해서는 유동성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중국은행이 시장조성자 역할로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할 경우 활성화에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은 위안화의 기축통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최근 위안화 국제결제 비중은 오히려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며 “환율안정화 등을 목표로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행은 지난해 3월말 기준 총자산 16조위안(약 2865조원), 자기자본 1조3000억위안(약 227조원)으로 중국 내 4위 규모의 5대 국유상업은행 중 하나다. 과거 중국 내 외국환 전문은행 역할을 수행해온 전력으로 외환 및 수출입 금융부문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5년 평균 기준 순이자마진(NIM) 2.2%, 총자산순이익률(ROA) 1.2% 등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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