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대출시장 급성장 속 증권형은 성장 정체
참여 금융기관도 자사 실적 위해 명맥만 유지

<대한금융신문=문혜정 기자> 크라우드펀딩의 한 분야인 P2P대출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지난 1월 도입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시장의 관심이 멀어지며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특정한 시장 리더조차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당분간 틈새시장으로만 명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의 법적 정식명칭은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과 개인이 온라인상의 플랫폼업체를 통해 다수의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말한다.

투자자(후원자)가 자금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직접 자금을 제공하는 직접금융 형태로 자금수요자와 공급자를 직접 연결한다는 점에서 증권사와 비슷하지만, 증권발행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이뤄지고 보다 다양한 시장 참여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크라우드펀딩의 한 유형인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기업이 투자자에게 증권을 발행하는 조건으로 온라인 플랫폼업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발행하는 증권의 종류는 크게 주식, 채권, 투자계약증권 3가지로 나뉜다.

주식은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보상으로 투자자는 주식의 매매, 배당, IPO, M&A 등을 통해 수익(혹은 손실)을 얻을 수 있다. 채권은 채권에서 보장하는 이율만큼의 수익을 투자자에게 제공한다.

투자계약증권은 주식과 채권을 제외한 증권들을 포함하기 위한 개념으로 투자자는 공동사업에 투자 후 그 결과에 따른 손익을 배분하는 형태다. 대표적인 예로 IBK투자증권의 인천상륙작전 영화크라우드펀딩을 들 수 있다.

투자위험성이 높은 스타트업 및 성장초기 기업이 주된 자금수요자(투자대상)로 투자자가 소위 대박 혹은 쪽박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엔젤투자 및 벤처캐피탈(VC) 투자와 유사하지만 투자 경로 및 금액, 투자자 전문성 등에서 차이가 있다.

국내 크라우드펀딩 시장규모는 지난해 약 400~500억원으로 추정되지만 확실한 규모를 파악하긴 힘든 실정이다.

아직 국내에는 크라우드펀딩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없으며 시장규모 산정 시 각 유형별 대표 플랫폼 1∼2곳의 모집금액을 합산한 수치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지난 1월 25일 제도도입 후 총 8개 플랫폼업체(비금융기관 6개, 금융기관 2개)가 활동 중이다. 특정한 시장리더가 없는 상황에서 비금융기관의 온라인플랫폼업체들은 차별화된 플랫폼으로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업체의 경험 부족과 미미한 성공건수 등을 감안하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당분간 틈새시장(Niche Market)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8개의 플랫폼업체 중 오픈트레이드만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관련 3년 정도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국내 중소기업이 증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도 연간 100건 이하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금융회사의 관심도 미미하다. 일부 증권회사에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업체로 등록하고 투자 관련 MOU를 맺고 있지만 이조차도 중소특화 증권사 선정에 크라우드펀딩이 주선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주도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IBK경제연구소 김진우 연구원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중소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겪는 어려움을 완화하고 홍보 및 수요파악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장점이 있다”며 “잘 정비된 시스템과 큰 성공사례를 갖춘 마켓리더의 등장은 크라우드펀딩 전체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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