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경쟁 줄이고 수익중심 경영 집중
손해율 낮은 물건위주로 보유율 높여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일반보험 시장의 시장점유율(M/S) 전쟁이 끝날 조짐이다. 저금리와 건전성 규제 강화, 회계기준 변경 등으로 잉여자본 확충에 골몰하는 손보사들이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 장기보험에 이어 일반보험 부분에서도 적극적인 수익성 관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보를 비롯해 대형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원수보험료 경쟁을 버리고 손해율이 낮은 물건을 중심으로 보유율을 늘리는 등 일반보험 수익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삼성화재가 이 같은 모습을 선도하고 있는데, 삼성화재는 지난해 하반기 해당 전략을 세우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2014년 말 기준 삼성화재의 일반보험 보유율은 59%에서 2015년 말 62%로 3%포인트 늘었으며, 2016년 5월 말(누적기준)에는 보유율이 73%로 지난해 말 대비 11%포인트 큰 폭으로 증가했다.

대형 손보사 대부분의 일반보험 보유율이 50% 아래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손해율(단순 평균 기준, 보증보험 보종 제외 경과손해율) 역시 2014년 말 48%에서 2015년 46%, 2016년 5월말 39%로 줄었다.

이는 브로커(보험중개사)와 활발히 접촉하며 손해율이 낮은 물건들로 보유비율을 치환하는 작업들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손해율이 80%대인 대형물건의 보유 비중을 20%대로 줄이고 나머지를 브로커에게 넘기는 대신 손해율 20%대인 물건을 넘겨받아 이를 80% 이상 보유하는 형식이다.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메리츠화재 등도 보유비중을 늘리고 있다. 현대해상은 2014년과 2015년 말 일반보험 보유비중이 39%였지만 올해 5월말 기준 41%까지 끌어올렸다. 동부화재 역시 2014년과 2015년 43%였던 보유비중을 올해 들어 51%로 큰 폭으로 상향했으며, 보유비율이 30% 초반으로 가장 낮았던 KB손보 역시 올해 상반기 보유비율을 40%까지 끌어올렸다. 메리츠화재는 같은 기간 43%에서 48%, 49%로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일반보험은 대체로 손해율이 100%를 넘는 물건들이 거의 없지만 사고가 날 경우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어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보험을 통해 보유비율을 줄여왔다. 그만큼 리스크는 낮지만 보유를 통한 위험관리 역량이나 수익이 남지 않는 구조였다.

보험사들이 수익중심 경영, 언더라이팅(보험심사) 강화를 부르짖는 것도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자동차보험이나 장기보험과 달리 일반보험의 경우 전체 시장이 한정되어 있는데다 MS도 거의 고정돼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IFRS4(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 준비 및 건전성 기준 강화로 이익잉여금을 쌓아야 하는 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보험사들이 거품을 뺀 수익성 중심 경영에 집중하면서 일반보험에서도 매출중심(원수보험료 경쟁)이 아닌 수익을 높이기 위한 방안들이 마련된 것.

마일리지할인특약, 블랙박스 할인, 장기무사고 할인 등 높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에도 손보사들이 앞 다퉈 할인을 늘려가며 우량물건 확보에 열을 올린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과거 매출 중심의 영업이 이루어졌던 것과 달리 올해부터는 일반보험 영업에서 매출에 상관없이 연 수익 목표를 기준으로 맞추라는 정책이 내려왔다”며 “현재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전 보험사로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수익을 늘리기 위해 무리하게 리스크를 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손해율이 낮은 물건을 중심으로 비중을 늘리는데다 역량강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몇몇 보험사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일부 계약에 대해서는 아예 보유율을 0%로 낮춰 재보험 수수료만 취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수익 강화 차원에서 보유율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동적으로 언더라이팅 역량을 강화해야 하며 보유하는 과정에서 위험관리 능력도 더욱 쌓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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