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총 4000억원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에 따르면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은 농협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KEB하나은행‧국민은행 등 전국은행연합회 소속 은행들과 한국산업은행‧수출입은행‧중소기업은행‧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기업 20곳으로부터 약 4000억원을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0년까지 1000억원을 추가 조성해 최종 5000억원 규모의 출연금 배정 계획을 세워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기준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출연금 4000억원 중 예치자산(1906억), 대위변제금액(140억), 임대보증금(23억6000만원)을 제외한 1930억원이 투자자산으로, 이중 26억6000만원 규모의 직접투자를 제외한 나머지 1903억원이 간접투자로 운용됐다.

간접투자는 성장사다리 펀드 1324억원, 앵커펀드 358억원, 간접제휴 투자 165억원, 신보‧기보 투자 56억원 순이다.

출연자금 중 대부분은 간접투자 방식으로 운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3500억원이 정부에서 벤처생태계 촉진을 명목으로 추진한 ‘성장사다리 펀드’에 투자할 계획이며, 현재까지 집행된 금액은 1324억원이다.

김 의원은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간접투자 운용사 중 지분이 가장 높은 3개 운용사가 관(官)과 대기업에 연결고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2013년 3월 운용사로 결정된 3개 운용사는 125억 원씩의 출자액이 약정됐고, 당시 운용사는 정부 기관이나 관련 협회의 추천을 받도록 됐다.

지식경제부의 추천을 받은 A운용사의 추천서에는 '지식경제부 주도하에 설립된 B사의 100% 자회사'라고 명시돼 있으며, 선정 당시 설립 2년차이던 회사의 영업수익은 2억6000만원에 불과했으나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운용사로 선정된 이후 1년 6개월 만에 영업수익이 12억5000만원에 이르게 됐다.

또한 여신금융협회의 추천을 받은 투자운용사 I캐피탈은 은행권 청년창업재단에 총 372억원을 출연한 IBK기업은행이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여서, 기업은행이 출연한 금액 일부를 자회사를 통해 페이백(payback)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추천을 받은 T운용사는 대기업 C사의 창업투자 회사로 은청단이 2013년 투자운용을 맡긴 이후로는 새로운 펀드도 조성하지 못한 채 2015년 자본잠식 상태로 능력보다는 대기업을 배려한 투자운용사 선택이 아니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C창업투자의 365억 규모 영화사업 등 투자 비중을 보면,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분야 보다는 상업영화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투자금의 대부분인 300억 가량을 C사 등 대형 배급사가 배급을 담당하는 영화에 주로 투자하고 있어, 은행권청년창업단 정관상 목적인‘자금조달이 곤란한 청년세대의 창업지원’이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한 상황이다.

김해영 의원은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또한 기업들에게 준조세 부담을 지웠다는 점에서 미르‧K스포츠‧청년희망재단 등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고 4000억이라는 모금금액은 상상을 초월하는 단위”라며 “간접투자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관(官)의 입김이 얼마만큼 작용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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