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럽’·‘리워드360’ 등 잇따라 중단
소비자, 단종되기 전 부랴부랴 발급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카드사들이 혜택 좋은 알짜카드를 내놨다가 적자규모가 커지면 단종시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과거 KB국민카드가 ‘KB 혜담카드’의 적자폭이 늘어나면서 할인 및 부가서비스 등을 대대적으로 변경한데 이어 최근에는 NH농협카드와 SC제일은행이 각각 카드상품 신규 및 추가 발급을 중단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카드는 지난 17일 ‘NH농협 시럽(syrup) 신용카드’의 신규·추가 발급을 중단했다. ‘NH농협 시럽 체크카드’는 내년부터 신규 발급이 불가하다.

시럽카드는 NH농협카드가 전자지갑 업체인 SK플래닛과 손잡고 지난 4월 처음 선보인 카드다. 이 카드는 SK플래닛의 전자지갑 앱인 ‘시럽’과 연동되는 바코드 기능을 탑재해 13개의 멤버십 포인트를 단 하나의 카드로 편리하게 적립·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전월 이용실적에 따라 최대 10만원의 모바일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할인쿠폰은 전국 26개 제휴브랜드 약 3만여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즉시 사용할 수 있다.

과도한 혜택 때문인지 적자가 지속된 NH농협카드는 시럽카드 출시 약 6개월 만에 급하게 카드 발급을 중단하게 됐다. 다만 기존 고객은 유효기간까지 카드 사용이 가능하다.

SC제일은행도 지난 21일부터 ‘리워드360체크카드’ 발급을 중단했다. 리워드360체크카드는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매번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 카드는 식당·학원·병원·온라인 업종 등에서 포인트 5%(월 최대 2만원)를 적립해주고, 이 외 가맹점에서는 무조건 사용금액의 0.2%를 포인트로 쌓아준다. 이렇게 모인 포인트는 은행 상품 신규가입 및 수수료·이자 납부 등에 사용할 수 있으며, 전국 2만여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이 두 카드의 발급이 중단되면서 한 때 은행 영업점 및 온라인을 통한 카드 발급신청이 쇄도하기도 했다.

실제 시럽카드의 경우 발급중단 공지 이후 평균 3000좌였던 발급신청 건수가 1만5000좌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리워드360체크카드 역시 은행 창구직원이 오전 내내 해당 카드만 발급해줬다는 웃지 못 할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소비자들은 온라인상에서 “요새 괜찮다는 카드는 하나씩 단종되거나 혜택이 축소되는 것 같다”, “점점 좋은 카드는 사라지고 개악이 되어 가고 있다”, “또 하나의 전설의 카드가 됐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알짜카드 단종 소식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혜택 좋은 카드를 내놔도 체리피커(cherry picker, 혜택만 골라먹는 얌체 소비자)들의 집중 타깃이 돼 적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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