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받기 어려웠던 자영업자…혁신기법 도입으로 ‘구원’
기존 은행권도 자체 신용평가기법 개발하며 대응 나서

<대한금융신문=문혜정 기자> 개인사업자 대출시장이 변하고 있다. 금융기관과 핀테크 기업들이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대출기법을 도입하며 개인대출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기업 구조조정 및 청년층의 자영업 진입 확대로 금융기관의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자영업자 대출 증가에 따른 부실 가능성을 우려하며 신용평가와 상품개발에 접목시킨 혁신적인 리스크 관리 기법으로 대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재만 연구원은 “현재 기업 구조조정이 장기화되는 분위기에서 은행들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는 여신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금리 상승 및 개인사업자들의 가처분 소득 감소 등 대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신용평가 DB 부재로 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개인사업자의 대출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부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소액대출 시스템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이 주로 담보, 보증 등을 신용평가의 핵심지표로 활용했다면 최근 등장한 P2P대출기업 등 온라인 소액대출 기업들은 자체 개발한 빅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기법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들의 등장으로 은행과 온라인 대출업체간 대출 승인율 및 경과 시간의 차이가 점차 벌어지며 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청년 창업자들이 온라인 업체를 이용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스타트업뿐 아닌 출범을 앞둔 인터넷전문은행이 자체 신용평가기법을 들고 개인사업자 대출의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와 주주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신용평가기법을 도입하고 이를 활용해 이베이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간편 셀러론’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의 소상공인 신용평가기법은 이베이 셀러회원 활동을 통해 축적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K뱅크도 KT 및 BC카드 결제 DB와 주주사 DB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해 간편 심사 소액대출 및 저렴한 소호 대출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해외 스타트업과 은행들도 혁신적인 대출 기법을 활용해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신속 대출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미국 빅데이터 기반 온라인 대출 플랫폼인 캐비지(Kabbage)는 개인사업자의 신용평가를 위해 이베이, 페이팔 등의 이용 현황, 발송 내용, 고객의 반응 등을 대출 심사에 활용하고 있으며 해외 은행들도 캐비지와 제휴해 개인사업자 대상 온라인 대출 심사체계를 구축했다.

미국 소액대출 업체인 렌도(Lenddo)는 SNS상의 평판 데이터를 기반으로 ‘렌도 점수(Lenddo score)’를 추정하고 이를 소액대출 심사에 활용한다.

웰스파고는 급성장세를 보이는 개인사업자 대상 P2P대출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대출상품(FastFlex)을 출시했다. 웰스파고는 제휴 형태가 아닌 은행 단독의 신속대출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약 18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소요하는 등 철저한 사전 검토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JPMC는 온라인 대출업체인 온덱(OnDeck)과 제휴해 약 400만명의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25만달러까지 대출이 가능한 상품을 제공 중이다.

송 연구원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혁신적인 신용평가기법은 여신 승인 프로세스를 개선시켜 개인사업자 대상의 신속한 대출상품 출시를 가능하게 한다”며 “기존 대출 연장 시에도 여신 심사의 보조지표로 활용이 가능해 리스크 관리 및 대출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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