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오른쪽 두번째)은 17일 14개 은행 은행장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은행업의 주요 현황에 대한 의견을 듣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은행장들에게 가계부채 증가세 안정화를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외화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고, 지방자치단체 금고선정과 공항 입점 시 과도한 출연금 제공이나 불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통제시스템을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17일 14개 은행의 은행장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은행업의 주요 현황에 대한 은행장 의견을 듣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진 원장은 은행장들에게 가계대출 리스크관리를 당부했다.

진 원장은 “최근까지 저금리, 신규주택 공급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액도 전년 증가액을 크게 상회하는 등 가계대출 증가세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2016년 1월부터 10월까지 56조7000억원이 늘며 전년 말 대비 8.9% 증가했으며, 은행권 집단대출 증가규모도 같은 기간 17조9000억원이 늘어 전년 말 대비 16.2% 증가했다.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액 역시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17조9000억원이 늘어난 상황이다.

진 원장은 “은행들이 가계부채 증가세의 안정화를 위해 경각심을 갖고 관리노력을 기울여 달라”며 “내년에도 금융부동산시장 등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할 것으로 예상돼, 2017년 가계대출 관리계획은 영업 확대보다는 리스크관리에 중점을 두고 수립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각 은행은 차주 소득자료 확보 등 8.25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차질없이 시행하고, 중도금대출 보증제도 개편으로 집단대출에 대한 리스크관리 필요성이 커졌으니 사업성 평가와 사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부동산임대업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자영업자대출도 언급했다.

은행권 자영업자 대출은 2014년 말 297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32조8000억원, 올해 상반기 350조3000억원으로 늘었으며,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2014년 말 67조3000억원, 지난해 말 82조9000억원, 올해 상반기 89조6000억원으로 증가한 상황이다.

진 원장은 “업종별 익스포져 한도배분 등 편중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향후 경기둔화 지속에 대비해 면밀하게 사후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선제적 외화유동성 관리 강화도 주문했다.

그는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비율과 차입금리를 감안했을 때 현재 외화유동성 상황과 차입여건은 양호한 수준이다”며 “그러나 미국 금리인상, 하드 브렉시트, 유럽은행 위기 등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 자체적으로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비상 외화자금조달 계획을 재점검하는 한편, 외화 국공채 등 고유동성 외화자산을 충분히 확보하는 외화유동성 관리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진 원장은 은행의 건전성 제고도 강조했다.

진 원장은 “올해 은행 당기순익이 전년도에 비해 개선되고 대손준비금이 보통주자본으로 인정되면서 BIS 자본비율이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수출과 내수 부진으로 내년 경제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바젤Ⅲ 추가자본의 단계적 시행, 위험가중자산 규제 강화, IFRS9 도입 등 규제 환경 변화를 고려해 합리적 배당정책을 통해 적정수준의 자본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의 건전영업 확립에도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진 원장은 “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 금고 선정, 공항 입점과 관련해 은행 간 경쟁 격화에 따른 과도한 출연금 제공, 불법행위 발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출연금 결정 과정에서 이사회의 실질 심의가 이뤄지도록 하는 등 이사회의 책임을 강화하고 내부통제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자체 금고대행계약 입찰 과정에서 과도한 출연금 및 우대금리 제공으로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이 없도록 철저한 수익성 분석에 입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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