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변경 및 영업망 다변화 전략 효과

3분기 누적순익 2051억원, 전년比 89.4%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SC제일은행이 곤두박질치던 실적에 브레이크를 걸고 반등에 성공했다. 행명 변경을 통한 브랜드전략 수정과 영업망 다변화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올해 3분기 2051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89.4%가 급증한 것이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34%,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4.82%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16%포인트, 2.29%포인트 상승했다.

총여신과 총수신의 시장점유율도 상반기 기준으로 각각 3.59%와 3.63%를 기록하며 전년말 대비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올해 SC제일은행의 수익은 경쟁 외국계은행인 한국씨티은행(3분기 누적 당기순익 1576억원)을 추월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무리하게 외형 경쟁을 하지 않고 SC은행만의 강점을 살린 결과가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까지 주춤한 실적 때문에 위기론에 휩싸여 왔다. SC제일은행은 2009년 4326억원의 최대실적을 거둔 이후 수익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2014년에는 645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지난해에도 285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가시밭길을 걸었다. 경쟁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적 부진을 문제 삼아 한국시장 철수 의혹에도 시달렸다.

그러나 올해부터 영업 전략에 대대적인 메스를 들이대면서 변화를 주더니 결국 실적 반등에까지 성공했다.

시작은 행명 변경이었다. 지난 4월 SC제일은행은 기존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라는 행명이 길고 친숙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전통을 되살린 SC제일은행으로 행명을 변경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브랜드 전략 수정을 위해 그룹 수뇌부에 직접 변경을 건의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SC제일은행은 국내 은행 중 가장 적극적으로 영업망에 변화를 줬다. 경쟁은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영업점 수(252개)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SC제일은행은 디지털 뱅캥 솔루션인 태블릿 PC기반의 모빌리티플랫폼(MP)를 활용해 찾아가는 뱅킹서비스를 정착시켰으며 신세계 그룹과 제휴를 통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내에 입점해 운영하는 뱅크샵과 팝업데스크도 선보였다. 이외에도 삼성카드와 손을 잡고 금융상품을 공동 개발하면서 브랜드 인지도 개선에 나서기도 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 중심의 핵심 업무 집중을 위해 저축은행과 캐피탈을 매각했으며, 금융지주회사를 은행에 통합했다. 또한 대규모 특별 퇴직도 단행했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장기 전략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한국 최고의 국제적은행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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