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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수장 워딩분석] ‘행로난’같은 우리은행 민영화의 길
김승호 편집위원  |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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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0  13:2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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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장.

출범 16년 4전5기의 역사 마무리 지은 이광구 행장
‘영선반보’ 통해 가치 높이고, 출장 마다않고 강행군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2001년 4월 우리금융지주회사가 출범하면서 당시 윤병철 회장은 시장 여건을 봐가면서 조속히 우리금융을 민영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16년의 시간이 흘렸다.

그동안 금융지주와 은행은 모두 4차례에 걸쳐 민영화를 시도했다. 산업은행과의 합병 이야기도 있었고, 우리투자증권과 경남은행, 광주은행, 우리파이낸셜 등의 자회사들은 분산 매각되기도 했다. 덩치가 크니 쪼개서라도 공적자금을 회수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민영화 과정은 멀고 험한 산의 높이만 확인했을 뿐 뚜렷한 답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2014년 은행장에 이광구 행장이 취임했다. 당연하게도 그에게 주어진 가장 큰 당면과제는 민영화였다. 그리고 이 행장은 “남들보다 반보 앞서가자”고 취임일성을 내놓았다. 은행의 가치를 높여서 성공적인 민영화를 일궈내자는 의미를 담고 한 말 이었다.

그래서 직원들을 만나는 곳이면 어디서든 ‘영선반보(領先半步)’를 말했으며, 해외에서의 기업설명회(IR)는 취임 이후 줄곧 이 행장의 핵심 일정으로 배치되었다. 지난 연말 중동의 국부펀드와의 매각협상, 그리고 직후 유럽 등지에서 가진 31개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 최근에는 일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까지 그는 민영화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그 결과 우리은행은 4전5기 끝에 지난 13일 7개 투자자, 낙찰수량 29.7%을 민영화하는데 성공을 거둔다. 16년의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은 중국의 시선 이백의 시처럼 ‘행로난(行路難)’ 그 자체였던 것이다.

이백은 25세에 세상에 출사하여 십 수 년 동안 자신의 문장 솜씨를 기반으로 벼슬길을 모색했다. 하지만 그의 시처럼 황하를 다 건넜다고 생각했을 때 얼음이 밀려 내려왔고(欲渡黃河氷塞川), 태산을 다 올라갔다 생각했을 때 폭설이 내려(將登太行雪滿山), 가던 길을 접어야 했다.

2003년, 정부가 우리금융을 2005년 3월까지 매각할 계획을 세웠지만,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예금보험공사 지분 5.74%를 매각하는데 그쳤고,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 메가뱅크 민영화 방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2010년 중단되고 말았다. 2011년에는 정부가 나서 산업은행과의 합병을 시도하지만 금융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그리고 선택한 것이 계열사 분산 매각이었다.

그런데, 이백은 ‘행로난’에서 자신의 기상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호연지기를 보여준다. 가는 길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자신에게 기회가 올 것을 끝까지 믿고 걸어가자고 말한 것이다. ‘행로난’의 마지막 두 구절은 다음과 같다.

“큰 바람이 파도 부술 그날 정녕 있을 터/ 구름 돛 펴 올리고 푸른 바다 건너리라(長風破浪會有時/直掛雲帆濟滄海 )”

즉 이백은 큰 바람이 불 때 그 바람의 힘을 온전하게 모아낼 수 있는 자신의 돛을 더 올릴 수 있도록 자신을 더 담금질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광구 행장은 지난해 중국 충칭분점 개소식에서 장자의 ‘소요유’편을 이용하면서 “물이 깊지 않으면 큰 배를 띄울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큰물을 만들겠다고 한 것이다.

지금의 29.7%가 큰물을 맞는 마중물일지 아직은 모른다. 하지만 민영화의 가시적인 성과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는 지난 14일 임직원에게 ‘금선탈각(金蟬脫殼)’을 행내 방송으로 주문했다. 즉 이제야 애벌레였던 매미가 겉껍질을 벗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나의 변곡점을 돌파한 이 행장이 ‘연임’ 터널을 어떻게 뚫고 지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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