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화재 RBC비율 추이(단위: %).[자료: 삼성화재]

3월 350% 이후 상승세 지속
금리 하락에 채권평가익 증가

상위 4개사 평균 26%p 상승
상장 3개사 하락 생보사 대조

<대한금융신문=장기영 기자> 손해보험업계 1위사 삼성화재의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이 1년 만에 400%대를 회복했다.

6일 삼성화재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RBC비율은 403.4%로 6월 말 373.6%에 비해 29.8%포인트 상승했다.

RBC비율은 보험 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자본적정성 지표다.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삼성화재의 RBC비율이 400%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 말 402.3%를 기록한 이후 1년 만이다. 지난해 12월 말 350.4%까지 떨어졌던 RBC비율은 올 3월 말 363.4%로 뛰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1년 사이 지급여력금액이 10조6730억원에서 12조4561억원으로 1조7831억원(16.71%) 늘어 2조6531억원에서 3조876억원으로 4345억원(16.38%) 늘어난 지급여력기준금액보다 증가폭이 컸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올 들어 금리 하락으로 채권평가이익이 증가하면서 RBC비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의 9월 말 RBC비율은 동부화재(258.9%), 현대해상(222%), KB손보(187.9%) 등 하위 3개 대형사의 수치를 최대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 대형 손해보험사 RBC비율 추이(단위: %).[자료: 각 사]

다른 대형사 역시 지난해 같은 달 말에 비해 최대 50%포인트 이상 RBC비율이 상승했다. 현대해상은 55.7%포인트, 동부화재는 25.9%포인트, KB손보는 19.9%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해당 기간 상위 4개사의 평균 RBC비율은 242.4%에서 268%로 25.6%포인트 뛰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이익잉여금이 더 쌓였고, 채권의 매도가능증권 분류로 RBC비율이 올랐다”고 말했다.

손보사들의 이 같은 RBC비율 상승세는 상장사 4곳 중 3곳의 수치가 일제히 하락한 생명보험업계와 대조적이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4개 상장 생보사의 올 9월 말 평균 RBC비율은 301.3로 전년 동월 말 306.3%에 비해 5%포인트 하락했다.<관련기사: ‘생보사 신용위험액 증가…상장3社 RBC비율 하락’/ http://www.kbank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64127>

신용위험계수 상향 조정으로 신용위험액이 증가한 데다, 금리 하락이 오히려 독이 돼 금리위험액이 늘어나면서 요구자본이 증가한 결과다.

한화생명의 RBC비율은 321.8%에서 289.8%로 32%포인트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미래에셋생명은 293.3%에서 274.5%로 18.9%포인트, 동양생명은 259.1%에서 253%로 6.1%포인트 RBC비율이 내림세를 보였다.

생보사들은 오는 2021년 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한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다양한 자본 확충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6200억여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키로 했고, 한화생명은 내년 1분기 약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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